▲ 삽화=허진서 객원기자

 시험에 출제됐던 문제와 유사한 형식의 문제 모음집을 의미하는 족보. 현재 족보는 출제 경향을 파악하는 가이드라인을 넘어 단기간에 좋은 성적을 받기위한 편법으로 사용된다. 이에 족보 유무로 학생들의 성적이 좌우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제갈민주 씨(건축‧17)는 “족보를 가진 학생이 좋은 성적을 받는데 유리한건 사실이다.”며 “족보 없이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통 이전에 같은 강의를 들었던 학과 선배나 친구에게 족보를 구하지만 타과 학생이나 학과 생활을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족보는 ‘그림의 떡’이다. 이에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돈을 주고 족보를 구매하려는 학생들도 생겨났다. 우리 대학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에는 “족보를 산다” 혹은 “판다”는 내용의 글이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26건이나 올라왔다.

족보를 구하기 힘든 학생들이 족보 있는 강의를 피해 수강신청을 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변진애 씨(불어불문‧16)는 “수강신청 전에 커뮤니티에서 강의 정보를 찾아보고 족보가 없는 강의로 신청한다.”며 “족보를 가진 학생이 시험을 잘 봐서 내 노력에 비례하지 못 한 성적을 받으면 억울할 것 같아 족보 있는 수업을 피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족보를 위해 인맥을 관리하거나 돈을 쓰는 것도 학점 관리를 위한 일종의 노력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에브리타임’의 족보 관련 글에는 “족보를 위한 인간관계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니 자기의 능력이고 그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나주몽 교수(경제)는 “교수들도 족보의 존재를 인식하고 매년 문제를 바꾸지만 핵심 위주의 출제를 위해 큰 변화를 주는 것은 어렵다.”며 “학생들은 단기적으로 좋은 성적을 위해 족보로 공부하지 않고 시험을 통해 장기적인 역량과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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