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 퇴근길에 나서는 시간 6시. 남구에 위치한 KBC 1층에는 각자의 일을 끝낸 방송인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바로 팟캐스트 녹음을 위해서다. 광주 사람들의 광주 이야기가 꽃피는 ‘호남제일사심방송’의 스튜디오에 <전대신문>이 다녀왔다.

 
'호사방' 그것이 알고싶다!
‘호사방’(호남제일사심방송)은 전남 지역에 일하고 있는 방송인들이 만든 팟캐스트 기반의 오디오 매체다. 이들은 함께 모여 광주와 관련된 주제로 매주 월요일 녹음을 진행한다. 공중파의 영역에서 말할 수 없었던 취재의 뒷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호사방’은 지역민들을 주요 청취 대상으로 지난 3월 6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녹음 후 완성한 편집본은 팟캐스트 포털인 ‘팟빵’을 통해 공개한다.

일명 ‘호사방’이라고 팟캐스트 타이틀을 정한 이유는 콘텐츠와 걸맞게 지역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많은 언론들이 조명하는 중앙의 소식보단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방송은 회당 약 30분의 분량으로 제작된다. 현재까지는 총 16개의 팟캐스트를 녹음했다. 방송 내용도 다양하다.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부터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미투 운동, 그리고 프로야구 시즌을 맞아 기아타이거즈 이야기까지 두루두루 갖췄다.

지난 2일 ‘지방선거 중간 점검 민주당 후보 탐구 생활’을 주제로 공개된 열여섯 번째 방송에서 3인의 진행자는 각자 취재를 하면서 얻게 된 정보들을 40분 동안 풀어냈다. 이 날 방송에서 진행자들은 출입처 혹은 취재 중에 접한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선거 전반에 관련한 지식을 맛있게 버무려냈다.
 
▲ 지난 2일 팟캐스트 녹음 중인 '호사방' 구성원들의 모습
"밤늦은 작업에도 좋아하는 일이라 행복해"
‘호사방’의 멤버는 총 4명으로 방송PD와 기자 등으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매주 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슈를 선정하는 아이템 회의를 진행한다. 그리고 각자의 틈틈이 취재를 한 내용을 바탕으로 녹음에 들어간다. 큰 어려움 없이 녹음을 진행해나가는 이들이지만 시시때때로 변하는 시사이슈로 인해 돌발 상황을 마주할 때도 있다. 김태관 PD는 “안희전 전 충남지사의 미투 사건이 터졌을 당시 녹음 중이었기 때문에 재빨리 관련된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짜릿했다.”고 말했다.

일과 병행해야하기에 바쁠 법도 하지만 녹음 내내 스튜디오는 활기로 가득하다. 편집과 호사방의 전반적인 업무를 맡고 있는 김태관 PD는 “밤늦게 작업이 이어져도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취재를 하면서 기사로 내보낼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에 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꿈꿔왔다. 하지만 팟캐스트 녹음 구비 등에 들어가는 자본으로 인해 꿈으로만 간직해뒀었다. 그러던 중 사내 동호회에서 마음 맞는 4명이 만났고 함께 힘을 모았다. 사비를 보태기도 하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방송 장비를 마련했다는 이들은 부지런히 팟캐스트에 개개인의 목소리를 꾹꾹 눌러 새기는 중이다.
 
대안언론의 역할을 하는 그 날까지
방송을 시작한 지 한 달째에 접어든 지금 호사방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약 3500정도를 기록했다. 지역 카테고리에서 높을 때는 청취율 2위를 하기도 했다고 말하는 이들은 ‘제어 받지 않은 영역에서 나만의 생각을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을 팟캐스트의 매력이라고 꼽는다. 이들은 앞으로 여력이 된다면 오랫동안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싶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김 PD는 “처음 시작할 때는 재미있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이제는 대안언론으로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전파의 경우는 공적인 것이기 때문에 늘 중립을 지켜야하기에 한편으론 답답한 마음도 있었다. 이 시간만큼은 현장에서 직접 목격한 사실들을 충분히 드러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은 청취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욕심을 조금 더 내보자면 유튜브라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청취자들과의 소통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호사방’은 일주일에 한 번씩 업로드되며 팟캐스트 포털사이트 ‘팟빵’(www.podbbang.com)을 통해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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