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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대학생활의 꽃이라고 불리는 MT 시즌이다. MT의 단골 프로그램인 장기자랑의 경우 즐거운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하지만 신입생들에게는 하나의 부담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빈번하다.

지난해 우리 대학 SNS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강제적인 장기자랑이 논란되면서 학생회 차원의 자제 조치를 취하는 등 MT 장기자랑 문화를 개선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삐뚤어진 장기자랑 문화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전히 존재하는 장기자랑 강요
선배들이 참여 의사를 묻지만 거절할 수 없는 분위기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장기자랑은 일부 학생들에게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분위기를 망칠까봐 MT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자연대 ㄱ씨는 “원래는 엠티를 가려고 했으나 걸그룹 춤을 추는 것이 수치스러웠고 주변 동기들을 보니 다 참여하는 분위기라서 거절할 수 없었다.”며 “장기가 없는 사람은 소외감 느끼는 장기자랑 대신 모두가 참여 가능한 레크레이션 등으로 진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목 도모라는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방식으로 악용되는 사례도 있었다. 여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MT에서 여장을 한 적 있다는 최진혁 씨(일어일문·16)는 “당시에는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인 줄 알고 화장을 하고 치마도 입고 사람들 앞에서 춤을 췄는데 굉장히 민망했다.”고 전했다.

변해가는 장기자랑 문화
장기자랑을 강요하는 문화에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최근 들어 학생사회에선 장기자랑을 자제하도록 유도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하는 사람이 즐겁지 않으면 하나의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공감을 모으고 있어서다.

불어불문학과는 지난 3월 진행한 MT 프로그램에서 장기자랑 코너를 없앴다. 이한수 불어불문 회장은 “미투 운동이 확산되는 것을 보면서 무심코 지나쳤던 부분이 누군가는 불편할 수도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따라서 신입생들에게 장기자랑을 할당해온 관행을 없애기로 구성원들과 합의했다.”고 전했다.

문헌정보학과는 무대에 서야하는 신입생의 부담을 덜기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김동주 씨(문헌정보·18)는 “MT에서 장기자랑 대신 과 내 소모임에서 진행 중인 라디오 프로그램 공개방송을 했다.”며 “화려한 장기자랑 대신 잔잔한 라디오 진행이 무척 신선했고 과 특성에 맞는 엠티를 즐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용환 교수(교육학과)는 “MT의 본래 목적은 학과 구성원들과의 친목을 다지기 위함이기 때문에 강제로 무언가를 시키는 것은 지양해야한다.”며 “최근 자연스럽게 강제적인 장기자랑 등이 없어지는 추세인 것은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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