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강요하지 않는 건전한 대학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생 OT에 참석했던 신혜림(신문방송·18) 씨는 “선배들과 술을 마시는 자리에 처음 갔을 때는 꽤 긴장했었다.”며 “하지만 막상 가보니 술을 못 마시는 신입생을 위해 음료수를 시켜주거나 물을 건네주는 등 선배들의 배려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거절해도 강요하는 음주문화’가 음주폐해의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과거에 비해 대학 내 술 강요 문화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연세대학교 보건정책 및 관리 연구소 연구팀이 대학생 502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학생들이 '가장 술을 많이 마신 시기'는 일상적인 친목 모임(50.3%)으로 MT 등 단체 행사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강요에 의한 음주 경험'에 '전혀 없다'고 응답한 사람 역시 68.3%에 달해 과거와 달리 단체 행사에서 음주를 강요하는 경우가 적었다.

대학 내 건전한 음주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학생 자체적인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개최하는 ‘절주서포터즈’, 주류업체 디아지오코리아의 ‘쿨드링커’는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바른 음주문화성립 캠페인을 펼치는 대표적인 모임이다.

이진욱(철학·17) 씨는 “술은 호불호가 갈리는 게 당연한 일인데 선배라는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술을 강요하는 일은 사라져야 할 악습이라고 생각한다.”며 “술자리에서 후배들과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실수로 이어지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최정기 교수(사회)는 “인권이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친밀함의 표시가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며 “잘못된 음주문화는 불안정한 사회를 만들지만 건전한 음주문화는 인간관계를 향상시키고 문화를 다양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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