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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특별한 이별 준비■영화&⑫ <채비> (조영준 감독)
차지욱 기자  |  joj__z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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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6  16: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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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채비의 스틸컷
 홀로 사회를 살아간다는 것. 비장애인에게도 버거운 일이다. 그렇다면 장애인은 어떨까? 장애를 가지고 있는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장애인은 대부분 보호자의 도움이 절실하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의 곁에는 항상 보호자가 있다.

필자는 초등학생 때 등하교를 하며 아파트 단지 안에서 또래의 발달장애인을 마주친 적이 있다. 항상 어머니와 함께 다니던 그 친구는 어머니가 이웃과 대화하는 사이 이리저리 뛰어 돌아다녔다. 어머니는 매일 그 친구를 돌보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세월이 흘렀고 그 친구도 어른이 됐다. 그의 곁엔 여전히 어머니가 함께 있다. 어느새 자신보다 커진 아들을 돌보는 어머니는 옛날 보다 힘에 겨워보였다. 여전히 바쁜 어머니의 얼굴에는 어느덧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었다.

영화 ‘채비’는 보호자가 떠난 뒤 발달장애인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 속 인규는 서른 살이지만 일곱 살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발달장애인이다. 그래서 그의 곁엔 항상 엄마 애순이 있다. 하지만 애순은 뇌종양으로 인해 1년 뒤 인규와 작별해야한다. 그녀는 남겨질 아들을 위해 채비를 하기 시작하지만 쉽지 않다.
보호자가 떠난 뒤 장애인의 삶은 어떻게 될까. 홀로 남아 살아갈 장애인을 위해 부모는 어떤 채비를 할 수 있는 것일까. 아들이 홀로 헤쳐 나가야할 현실의 난관들에 낙담한 애순은 방에 연탄불을 피워 동반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자살은 실패로 돌아가고 이어 그를 맡길 보호소를 찾아 나섰지만 쾌적한 환경의 보호소는 대기자만 수십 명이다. 차선으로 찾아간 곳은 교도소인지 보호소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의 열악한 환경이다. 영화는 보호자가 없는 장애인의 삶이 어떠할 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인규는 어머니의 훈련 끝에 혼자서도 살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그는 비슷한 장애를 가진 동료들과 어울리며 사회적 기업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제빵을 한다. 또 주민 센터의 도움을 받아 등산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다. 동네 주민들과 가족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은 삶을 살아간다. 장애를 가졌을 지라도 잘 정립된 복지제도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있다면 자생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장애인의 보호자는 죽을 때까지도 남겨질 사람을 위해 해야 할 채비가 많다. 그 채비를 사회가 함께 한다면 어떨까. 함께라면 장애인도 혼자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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