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 특집
<시 부문 당선작> 충혈2017전대신문 문예작품현상공모 시 당선작
전대신문  |  news@cnumedia.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12.04  12:05:3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충혈

최류빈(생물공학과·12)

신호등은 날마다 몇 번 씩 죽는다. 질주하는 것들 부러워 바라보면서, 정주하는 신호등의 종은 파충류였다. 깜빡이는 초록 눈동자, 꼬리를 끊고 달아나는 꿈을 꾸면서. 놈은 달아나는 전생과 목줄 없이 자유로운 과거 호기롭게 떠올리곤 한다. 신호등은 비행을 허락하는 사인이 떨어질 때 일순 날아오르고, 유선으로 오르다 찢어진 날개 쏜살 같이 감추곤 한다. 실핏줄 터지는 흰자위 황급히 가린다 그건 신호등이 눈 부비는 방식

마치 충혈 된 사람처럼. 신호등은 초록불만을 원했다. 그럴수록 신호는 길어질 뿐이었다.

서류철을 든 사람들은 두 손을 부빌 수 없다, 파리처럼. 악수를 건네는 비열한 사람들 주름이 갈라진 입술은 방사형으로 퍼져 나간다. 발가락에 피가 몰린 이들은 이빨 빠진 거뭇한 신호등을 건넌다. 종으로 질주하던 규칙을 잠시 중단하면 횡으로 하는 질주가 합리화 되고, 뒤바뀐 정의가 부끄러운 우리는 총총걸음 잰걸음 건반을 건넌다. 습관적으로 흰 음계를 밟으면 훌륭한 선율이 흐를 줄 알지, 우리는 스스로 정화되는 줄 알고 자꾸 과감하게 건넌다. 신호등 옆에도 버젓이 길이 나 있지만 붉은 눈동자는 이미 길을 정의했다. 아름다운 세계였으니

멈췄다,

출발하는 사람들 도로 위를 질주한다. 신호등은 푸줏간의 그것처럼 허공에서 선홍빛이다.
 

[관련기사]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주한 미국대사 방문 반대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 본부 앞 농성
2
여캠, ‘청람홀 운영중단’
3
2018 하반기 전학대회 무산…오는 18일 확운위로 위임
4
2018학년도 임시 확운위 개최…정족수 미달로 중도 폐회
5
“총학생회 독단적인 정치적 의사 표현” 논란
6
우리 대학은 공사 중
7
안전사고에 무관심한 학생들
8
대학의 수치 가짜논문
9
“채식하는 게 뭐 어때서?”
10
개성 있는 시간표 경진대회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500-757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로 77(용봉동) 제1학생회관 2층 신문방송사 편집실
대표전화 : 광주캠퍼스 062) 530-0527/0523  여수캠퍼스 061) 659-6655 | 팩스 : 062)530-0522 | 발행인 : 정병석 | 주간  : 임칠성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지희
Copyright © 2013 전남대학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