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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부문 당선작> 충혈2017전대신문 문예작품현상공모 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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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4  1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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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혈

최류빈(생물공학과·12)

신호등은 날마다 몇 번 씩 죽는다. 질주하는 것들 부러워 바라보면서, 정주하는 신호등의 종은 파충류였다. 깜빡이는 초록 눈동자, 꼬리를 끊고 달아나는 꿈을 꾸면서. 놈은 달아나는 전생과 목줄 없이 자유로운 과거 호기롭게 떠올리곤 한다. 신호등은 비행을 허락하는 사인이 떨어질 때 일순 날아오르고, 유선으로 오르다 찢어진 날개 쏜살 같이 감추곤 한다. 실핏줄 터지는 흰자위 황급히 가린다 그건 신호등이 눈 부비는 방식

마치 충혈 된 사람처럼. 신호등은 초록불만을 원했다. 그럴수록 신호는 길어질 뿐이었다.

서류철을 든 사람들은 두 손을 부빌 수 없다, 파리처럼. 악수를 건네는 비열한 사람들 주름이 갈라진 입술은 방사형으로 퍼져 나간다. 발가락에 피가 몰린 이들은 이빨 빠진 거뭇한 신호등을 건넌다. 종으로 질주하던 규칙을 잠시 중단하면 횡으로 하는 질주가 합리화 되고, 뒤바뀐 정의가 부끄러운 우리는 총총걸음 잰걸음 건반을 건넌다. 습관적으로 흰 음계를 밟으면 훌륭한 선율이 흐를 줄 알지, 우리는 스스로 정화되는 줄 알고 자꾸 과감하게 건넌다. 신호등 옆에도 버젓이 길이 나 있지만 붉은 눈동자는 이미 길을 정의했다. 아름다운 세계였으니

멈췄다,

출발하는 사람들 도로 위를 질주한다. 신호등은 푸줏간의 그것처럼 허공에서 선홍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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