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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의 이면■1584호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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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1  15: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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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진국을 모델로 삼았다. 우리가 계속 발전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 기준을 OECD로 상정하고, 우리나라의 여러 상황을 그것에 견주어보았다. 대학 전체도 물론이거니와 우리 대학도 마찬가지다. 학업에 관한 학생들의 놀라운 열정, 교수와 학생간의 열의 깊은 대화, 그 배경으로 보이는 훌륭한 건물들과 아름다운 캠퍼스 등은 우리가 따라가야 할, 반드시 될 것이라고 믿었던 우리의 미래였다. 실제로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교수는 확충되었고, 새 건물이 지어지거나 리모델링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 요즘 진행되는 상황이 묘하다.

매 학기 강좌를 개설할 때마다 학과마다 분반을 포함하여 강좌수를 제한하고, 전공강의를 담당할 외래교수의 수를 할당한다. 실험실습을 위한 기자재 구입이나 재료비가 줄었다. 학과에서 실행하던 초청 강연이나 세미나, 답사를 진행할 예산도 줄었다. 학과에서 꼭 필요한 전공분야의 교수를 초빙하려고 하면 학생 수에 대비하여 계산되는 교수 수가 그리 적지 않다는 답이 돌아온다. 자기 전공이 아님에도 강의를 해야 할 일이 생긴다. 강의의 질 담보의 중요한 기준을 좋은 교수를 많이 확보하여 맞출 줄 알았는데, 학생 수가 줄어들어 숫자로는 선진국 기준이 되어 버린 요즘 말로 ‘웃픈’ 현실이다. 그 학과 졸업했으면 그 학부수준의 강의는 다 할 수 있지 않느냐는 예전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분위기로 보면 20년 아니 그 이전의 대학 상황으로 돌아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시행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 정책은 교육복지의 차원에서 시행되어야 할 정책이며, OECD 기준으로 보더라도 더욱 확대되어야 마땅하다. 대학교육은 한 개인의 취업이나 자기실현의 측면을 떠나 국가를 경영하고 미래를 담보할 자원에 대한 공적 투자이기 때문이다.

갈수록 늘어날 거라 믿었던 대학의 재정이 계속해서 줄어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학생정원의 감축으로 더 줄어들었다. 교육과 연구에 투여되어야 할 예산은 물론이고 대학 운영을 포함한 다양한 곳에서 쓰여야 할 예산 자체가 적어졌다는 것이다.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외래교수의 생존권 문제가 묘하게도 각 학과의 외래교수 수를 제한하는 상황으로 변질되었다.

정규 교육과정은 최적의 교수가 적절한 시설과 설비가 제공된 상태에서 합당한 규모의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각 단과대학, 학과마다 그들이 달성하고자 한 목표에 따른 다른 기준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비교과과정이 적합하게 병행되어야 한다. 강연이나 답사가 정규 교육과정을 보완하는 뜻도 있겠지만, 미래 사회의 한 시민으로서 가져야 할 소양 또한 대학에서 학생들이 얻어야 할 것들이다.

우리 처한 현실은 우리 대학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의 상황이 어려워서 버텨내는 것 밖에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가야 할 목표 혹은 비전에 대해서는 잊지 말고 있어야 한다. 어려운 살림에 같이 참자고 하면서도, 앞으로의 미래가 어떨 것인지를 우리 구성원에게 상기시키고, 잊지 않게 하는 것이 대학 본부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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