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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김지영이다■1584호 기고
유혜린(철학·17)  |  news@cnu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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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1  15: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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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모두 김지영이다." <82년생 김지영>의 한줄 평이다. 누군가에겐 '격한 공감'을 일으키지만 누군가는 이해하지 못하는 문장 아닐까.

<82년생 김지영>의 김지영은 언니와 남동생이 있다. 김지영과 언니 김은영은 어렸을 적 짝짝이 젓가락을 사용하고, 그들의 내복 상하의는 서로 다르고, 동그랑땡 남은 조각을 먹는다. 그러나 남동생은 항상 갓지은 밥을 먹고 이불도 혼자 덮고 우산도 혼자 쓴다.

국민학교에 다니게 된 김지영의 선생님은 짝꿍에게 놀림을 받은 김지영에게 "원래 남자애들은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장난치더라. 짝꿍이 지영이를 좋아하네."라고 한다. 동생이 10살이 넘었지만 집안일은 엄마, 김은영, 김지영이 분담한다. 얄미운 동생에게 꿀밤을 때리면 남동생은 "할머니 있었으면 누나는 혼났겠다. 어디 여자애가 남자머리를 때리냐고."라며 투덜댄다. 고등학교 때는 학원 남학생에게 희롱을 당했고 아버지는 그저 여자애가 몸가짐을 단정히 하라, 위험은 알아서 피하라고 하실 뿐이다.

직장에 취직한 김지영은 아침마다 동료들의 취향에 맞게 커피를 탄다. 회식 때는 수저를 세팅하고 그럴 의사가 없었지만 부장 옆에 앉아 외모에 대한 발언과 19금 유머를 듣는다.

가족 어른들은 결혼을 한 김지영에게 '좋은 소식'을 기다렸지만 늦어지자 자궁이 좋지 않니, 나이가 많니 하며 김지영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출산을 앞두게 된 김지영은 퇴사를 한다. 계속 직장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오롯이 육아를 위해서이다.

이 이야기가 단지 소설 속 캐릭터 김지영의 이야기일까? 그저 김지영 개인의 일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분명한 것은 김지영은 '대한민국 여성이기에' 이러한 일을 겪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동그랑땡을 한입에 다 넣을 수도 있었겠고, 듣지 않아도 될 말을 듣지 않았겠고, '여자의 몸가짐'에 대해 노심초사 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2017년 대한민국. 여성은 당연히 투표권이 있고, 당연히 고등교육을 받고 또 당연히 회사에 다닌다. 그렇지만 왜 ‘강남역10번출구 살인사건’, ‘왁싱샵 살인사건’이 벌어진 것일까? 왜 어머니와 할머니가 제사상을 차리고 절은 맨 뒤에서 하는 것일까? 왜 도로 위 우왕좌왕하는 차를 향해 “여자가 운전하니 저러지.”라고 하는 것일까? 우리는 이런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집안일을 하는 남편에게 칭찬을 하는 사회, 여자 교수님보다 남자 교수님 수가 더 많은 사회, 화장실을 이용할 때 몰카를 조심하는 사회, 김지영의 이야기가 소설이 아닌 현실인 사회. 모두가 김지영인 사회. '원래 그래왔던 거니까.'하며 손 놓고 방관하고 있을 것인가. 우리는 이 사회에 맞서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느끼도록 목소리를 내야한다. 스며들어버린 문제들을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하고, 어떻게 해야 이를 해결할까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그것만이 '진정한 평등'을 누리는 길, 보다 건강한 사회를 살아가는 길이 아닐까. 
   
유혜린(철학·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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