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주의 관행에 문제를 제기하는 철학과 김상봉 교수의 강연이 지난 21일 인문대 1호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다시 시작하는 학벌 없는 사회(준) 지방대 학생모임’이 주최했으며 ▲학벌 없는 사회 재건 추진 발표 ▲주제 강연 ▲질의응답 순으로 이뤄졌다.

책 <학벌사회>의 저자인 김 교수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벌주의가 결국 사회적 불평등의 기제라고 진단했다. 학벌은 ‘가족주의’가 옷을 갈아입은 꼴이라고 설명하는 그는 “성씨 본관이 신분을 결정하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출신 대학이 사회적 신분을 결정한다.”며 “서울대 출신이 독점하게 되는 권력은 결국 사회적 불평등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전북대 강준만 교수의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이유로 각종 청탁이 가능한 사회’라는 문구는 그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충격이다.

김 교수는 흔하게 묻고 답하는 ‘어느 대학 나오셨어요?’라는 질문이 한국 사회의 학벌주의 민낯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이렇듯 학벌에 의해 기득권이 결정되는 구조에서는 정상적인 교육도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성적’만을 최고선으로 여기게 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소양을 쌓는 교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교육이 차별을 재생산하는 장치로 변질되어서는 안된다.”며 “질문이 곧 학문인데, 학벌만을 좇는 교육 환경 속에서는 자유로운 질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교육을 위해서는 대학의 평준화가 반드시 선행되어야만 한다.”며 “최근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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