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까 말까 할 때는, 가라. 살까 말까 할 때는, 사지 마라. 말할까 말까 할 때는, 말하지 마라. 줄까 말까 할 때는, 줘라. 먹을까 말까 할 때는, 먹지마라.” 서울대 최종훈 교수(실제 성명은 최종원)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명언은 SNS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명언짤(짤은 사진을 일컫음)로 봤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했을 것이다. 나 또한 곧잘 이 명언을 떠올리곤 한다. 내가 이 명언을 활용하는 때는 할까 말까로 고민할 때이다.

복잡다단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무수히 많은 선택에 놓인다. 하지만 어느 선택이든 쉬운 선택이 없다. 하다못해 점심밥 하나 고르기조차 그렇게 어렵다. 대학생들이나 직장인들이 매일 하는 최대 고민은 “오늘 점심 뭐 먹지?”가 아닌가. 그럴 때 누군가 나서서 뭐 먹자고 하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메뉴가 맛없으면 남 탓할 수도 있고. 하지만 이런 인스턴트 선택이 아닌 남에게 미룰 수 없는 내 삶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선택일수록 고민과 갈등, 망설임이 커진다.

이제 적지 않은 나이에, 돌이켜 생각하면 할까 말까를 선택해야 할 상황에서 무수히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을 때 일단 질러보는 게 상책이라는 걸 깨달았다. 지나온 날들을 돌이켜 후회할 일이 있는데 해서 후회한 것들은 거의 없다. 대부분 안 해서 후회한 것들이다. 왜 제2외국어를 배우지 않았을까, 왜 해외 대학교 교환학생을 가지 않았을까, 왜 더 많이 여행하지 않았을까…. 사랑에 있어서도 사랑 고백을 했을 때 차이면 이불킥이지만 안하면 뗄 수 없는 미련, 그리고 아쉬움이 남는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삶이 후회와 아쉬움으로 채색되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다.

관심 있던 분야의 일이든, 여행이든, 운동이든, 어학이든 일단 하면 어떤 형태로든 남는다. 자신의 재능이나 적성을 발견할 수도 있고, 혹은 좋은 경험이나 추억이 될 수도 있으며 어쩌면 이 길이 아니다라는 걸 알고 빨리 발 떼고 미련을 두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하지 않는다면 후회를 남기거나 ‘만약’이란 아쉬움을 반복할 수도 있다.

그리고 종종 망설임에 대한 대가는 안한 것보다 더 크다. 망설이며 도도리표 고민을 할수록 기회비용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망설여서 안하면 너무 큰 대가이고, 망설여서 해도 망설인 시간만큼 비용을 지불한다. 물론 망설임과 신중함은 다르다. 하지만 어차피 하거나 안하거나, 결과는 카드의 앞뒷면과 같다. 망설인다고 선택지가 더 많아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이럴 때인가”, “너무 늦지 않았을까”와 같은 고민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할까 말까 고민하는 그 순간이 가장 빠른 때이며 고민이 길어질수록 고민만 깊어가고 선택이 어려워질 뿐이다. 지금 무언가를 하고 고민하고 있다면 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나에게도.

이삼섭(지역개발학 석사과정)
이삼섭(지역개발학 석사과정)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