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석 총장이 대학 발전을 위한 ‘5대 아젠다(Agenda) 및 전략과제’를 수립했다. 이에 <전대신문>이 지난 10일 정병석 총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학내 주요현안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Q: 새 슬로건 ‘Pride&Hope’에 담긴 비전은?
A: 우리 대학만이 가지고 있는 민주 정신이기에 자긍심을 가지고 희망으로 바꾸어가야 한다는 의미다. 전남대학교는 인류 보편적 가치인 ‘자유·평화·민주·인권’을 앞장서서 지켜왔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희생을 무릅쓰고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 해왔으며 이는 ‘자긍심(Pride)’ 넘치는 자랑스러운 역사다. 새 정부가 광주 정신을 민주·인권·정의로 규정하고 이를 국정 철학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듯 전남대학교의 민주정신은 누구에게나 떳떳이 내세울 수 있는 자부심이다. 이처럼 찬란한 역사는 미래의 희망(Hope)으로 피어나야한다.

Q: ‘전남대학교 비전 실현을 위한 5대 아젠다 및 전략과제’의 수립 목표와 방향은 무엇인지?
A: 교육, 연구, 지역사회, 행정, 복지 다섯 분야로 나누어 향후 4년 동안 추진할 과제를 설정했다. 교육에 있어서는 학생들이 느티나무처럼 큰 나무가 되기 위해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이를 위해 미래형 융·복합 교육을 실시해 인재를 길러내려고 한다. 또한 훌륭한 연구 없이는 좋은 교육이 어렵다. 때문에 연구자들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열어주고 싶다. 한편 대학은 지역 사회와 상생해야 한다. 대학이 여러 전문 지식을 사회에 연결해주고 그것을 바탕으로 지역 사회가 지역 경제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복지 분야에서는 각자가 본인의 몫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상식과 순리가 흐르는 조직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Q: 총학생회 부재 속 학내 구성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계획이 있는지?
A: 구성원 누구든지 직접 만나 대화하고, 언제든지 직접 통할 수 있는 것. 즉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교수, 조교, 직원, 학생들과 대학의 미래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정례적인 만남과 더불어 상시적인 만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는 교직원 간 순회 간담회를 진행 중에 있으며, 노조와도 대화를 진행 중이다. 아쉬운 것은 학생과의 대화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필요한 일이 있다면 언제든 직접 대화 가능하도록 총장실과 대학 본부를 개방하고 있다. 이외에도 구성원을 배려하는 문화, 자유로운 토론문화 장착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Q: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과 대학이 취해야할 전략은 무엇인지?
A: 학생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춰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길러야한다. 이제는 단편적인 지식이나 고정적인 지식으로는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다. 그래서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한다. 경계를 넘나드는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사회 어느 곳이든 접근하고, 소통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미래형 인재를 양성할 계획 중에 있다.
기존의 본인의 학과를 넘어서서 복수전공과 전과, 연계전공과 같은 ‘다전공 융·복합 교육’을 실시 할 예정이다. 융·복합 교육이라고 해서 강제적으로 학과를 통·폐합하는 것은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지양해야한다. 각 전공 영역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다전공 방향으로 나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 학생들에게 집중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지금 융합적인 성격을 가진 단과대학을 세울 계획도 있다. 가칭 융합대학이다. 현재 융합적인 성격을 가진 자율전공학부가 존재하지만 어느 단과대학에도 소속되지 않아 행정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들었기에 대학 조직 내에서 흡수 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융합대학이 설립된다면 공모를 받아 성공 가능성이 높은 프로그램을 편입시켜 지원하는 방법 등도 생각 중에 있다.

Q: 우리 대학을 포함한 9개 거점 국립대학이 거점국립대 육성과 통합 네트워크 방안에 대한 정책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전남대학교의 입장과 향후 계획은?
A: 새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 방향이 거점 국립대를 집중 육성하는 쪽으로 설정되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사교육이 만연하고 극심한 경쟁으로 인해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원인이 대학 서열화에 있다는 현 정부의 진단에는 공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 거점국립대를 한국대로 통합하겠다는 보도 등은 상당히 앞선 이야기다. 일부 대학에서, 또는 거점국립대 총장협의회 등에서 거론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진 일은 없다. 9개 거점국립대들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연구도 예산 지원 확대를 통한 거점 국립대 발전방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통합논의와는 거리가 있다.

Q: 생동하는 학생 문화 육성에 관심이 크신 것 같다. 그렇다면 학생들에게 민주마루 대관 문턱을 낮출 생각은 없는지?
대학 문화에서 학생들의 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암울했던 시대에는 민주화를 위한 학생들의 희생과 노력이 학생문화의 상당 부분 규정을 해왔지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다르다. 앞으로 바람직한 대학 문화를 형성해 나가기 위해 조사, 연구, 지원, 상담을 하는 조직을 만들 생각 중에 있다. 한편 민주마루의 경우 많은 돈이 투자되었기에 관리 문제에서 걱정되는 마음이 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마루는 800여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공간이다. 컨벤션홀 등은 400여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때문에 이런 공간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학생이 진행하는 행사 중 800여석 되는 공간을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거나 바람직한 학생 활동이라면 활용하는 쪽으로 생각해 보겠다.

Q: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전남대학교의 교목은 느티나무다. 이는 척박한 땅에서도 깊이 뿌리를 내리고 성장해 많은 사람들에게 넉넉한 그늘을 제공해준다. 학생들이 느티나무와 같은 인재로 자라는 꿈을 갖고 있다. 지금은 조금 느릴 수도 있겠지만, 긴 호흡, 넓은 시야로 한걸음씩 나아가다보면 마침내 마을 어귀를 지키는 거목이 되어 있을 것이다.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이 인생의 마지막에 웃는 승리자로 성장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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