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의 변화를 애기할 때, 가장 큰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 사회가 이미 4차 혁명의 시대에 접어들었고,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그렇지만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이고,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분명하게 애기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그렇다면 도대체 4차 산업혁명은 무엇이고, 향후 우리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그 해답을 찾아보자.
 
3차 산업혁명의 연장인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2016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언급되었다. 4차 산업혁명은 ‘정보혁명’이라 불리는 3차 산업혁명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로 새로운 산업사회로 진입을 의미한다. 1760년대 증기기관이 발명되면서 시작된 1차 산업혁명은 약 100년 후인 1860년대에 전기의 발명으로 2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 이후 200년이 지난 1960년대에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3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고, 60년이 지난 후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연결되었다.

현재의 사회변화가 새로운 시대를 연 4차 산업혁명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4차 산업혁명의 촉발과 진행이 3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인 컴퓨터와 인터넷과 같은 정보통신 기술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과 같은 학자는 현재의 산업변화를 3차 산업혁명을 추동한 디지털 기술이 또 다른 신기술과 융합하여 사회변화를 촉진하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현재 등장하고 있는 새로운 기술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산업사회를 열고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초연결성과 초지능화의 사회  
4차 산업혁명의 특성을 표현하는 핵심 키워드는 ‘초연결성(Hyper-Connected)’과 ‘초지능화(Hyper-Intelligent)’이다. ‘모든 것이 연결되고’, ‘보다 지능화된 사회’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미디어의 발전으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간의 연결성이 확대되고 있다. 그래서 언제 어디서나 사람, 기계, 지능, 데이터, 서비스가 상호 연결되는 초연결 환경이 되고 있다. 아울러 인터넷과 연결하여 전 세계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을 대체하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있다.

초연결성과 초지능화의 시대가 어떻게 열리는지는 이세돌 9단과 대결한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의 등장, ABC 방송사의 유명 퀴즈프로그램인 ‘제퍼디’에서 퀴즈왕 켄 제닝스와  겨뤄 이긴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의 활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마존이 스마트 홈 구축을 위해 개발한 개인비서 스피커 ‘알렉사’의 인기도 대표적인 사례이다. 
 
4차 산업혁명을 촉발한 기술

4차 산업혁명을 주창한 세계경제 포럼의 회장 크라우스 슈밥은 그의 저서 ‘제 4차 산업혁명’에서 현재 4차 산업 혁명을 추동하고 있는 주요기술로 물리학, 디지털 기술, 생물학을 들었다.  ‘무인운송수단’, ‘3D 프린팅’, ‘로봇 공학’, ‘신소재’가 물리학 기반의 기술이다.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인공지능’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있고, ‘유전학’, ‘합성생물학’, ‘유전자 편집’은 생물학 기술이다.  

이들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은 개별적으로도 작동하여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특징은 이들 기술이 융합하고 결합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양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로봇공학과 인공지능이 결합하여 지능을 가진 로봇이 등장하고, 3D 프린팅과 유전공학이 만나 생체조직 프린팅 산업이 등장하고 있다. 무인운송수단과 사물인터넷이 결합하여 ‘드론 택배서비스’가 제공되는 것도 하나의 사례다.
 
4차 산업혁명과 산업구조의 재편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직접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곳이 산업현장이다. 실재와 가상이 초연결 환경에서 통합되어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사이버물리시스템(Cyber-Physcics)이 산업에 도입되고 있다. 전통 제조업에 IT기술이 접목되고, 초연결 네트워크를 통해 자동 제어하는 ‘스마트 팩토리’가 대표적인 형태이다. 기존에는 기계와 설비가 생산과정의 주체였다면, 부품과 제품이 주체가 되어 기계설비의 도움을 받아가며 생산과정을 거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은 새로운 경제서비스 모델을 양산하고 있다. 재화와 공간, 경험과 재능 등을 다수의 개인이 협업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나눠 쓰는 공유경제 서비스를 촉진시키고 있다. 운송회사 ‘우버’, 빈집 렌트 회사 ‘에어비앤비’의 서비스가 대표 사례다. 또한 모바일기술과 IT인프라를 통해 소비자의 수요에 맞는 서비스와 제품을 즉각적으로 제공하는 온디맨드(On-Demand)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스타벅스의 ‘사전주문 서비스’, 카카오의 ‘택시와 드라이버’ 서비스가 그 사례다.

기존 산업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되면서 새로운 산업도 탄생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과 같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보험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인슈어 테크(Insure-Tech) 산업, 판례와 법 조항의 검색을 통해 법적인 문제를 자문해 주는 ’리걸테크(Legal-Tech) 등이 대표적이다.
 
4차 산업혁명과 사회 변화 
4차 산업혁명으로 과거 3차 산업혁명인 정보통신의 혁명이 가져왔던 산업구조의 재편과는 다른 형태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전통산업이 4차 산업혁명의 기술과 만나 스마트한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스스로 제품의 질을 제어하는 자동화, 인간의 노동을 완벽하게 대체하는 로봇화, 스스로 모든 생산과 유통시스템을 통제하는 스마트화가 진행되고 있다. 생산과 유통, 그리고 소비가 초연결성에 기반하여 하나의 체인처럼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스마트 산업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

소비자인 개인은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와 제품을 간단한 클릭이나 터치, 혹은 음성명령을 통해 주문하고, 받아볼 수 있다. ‘손끝 하나로’ ‘음성하나로’ 모든 서비스가 제공되는 편리한 세상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기계와 컴퓨터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가 됨으로써 기존의 업무와 직업이 사라지는 불편함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경제연구소들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대체하는 일자리에 비해 새로 생기는 일자라는 작게는 1/3수준, 많게는 1/2 수준에 불과하다고 예측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혁명의 쟁점
 4차 산업혁명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그러나 기술혁명의 속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작년에 나왔던 기술이 올해는 구시대 기술로 취급받고 있다. 그러나 기술이 인간을 완전하게 대체할 수는 없다. 투입대비 효용의 효과가 몇 배 더 높은 사회를 지향하는 4차 산업혁명도 결국 인간을 위한 기술 혁신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4차 산업혁명으로 부각되고 있는 개인 정보와 기록의 활용, 그리고 프라이버시 침해와 같은 문제도 인간중심의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 인간 중심의 기술발전이 아니라면, 우리가 새로운 기술을 계속개발하고, 새로운 혁신을 계속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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