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에 5월과 연극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 보곤 해요.”

연극으로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이하 5·18)을 알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극단 ‘토박이’의 단원 임해정 씨다.

임 씨는 5·18을 청년층이 받아들이기 쉽고 무겁지 않도록 연극을 통해 알리고 있다. 5·18 경험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어 공감대를 형성하려 한다는 그는 “5·18에 대한 청년들의 무관심이 청년들의 잘못이 아닌 5·18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은 어른들의 잘못이다.”고 말했다.

임 씨는 이런 이유로 기성세대로서 책임을 느끼고 무대에서 최선을 다한다. 그의 열연 덕분에 관객반응은 나쁘지 않다. 그는 “초등학생부터 30대까지 같이 호흡하고 공감한다.”며 “연극을 통해 젊은 세대가 5·18을 알아가고 이해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임 씨가 연극을 시작한 계기에는 한 사람의 영향이 컸다. 바로 극단 토박이의 창시자 고(故) 박효선(국어국문·78) 씨다. 그는 “박효선 선배는 연극을 통해 죽을 때 까지 5·18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연극을 하면서 박효선 선배가 어떤 마음으로 5월 항쟁을 하셨는지 느낄 수 있다.”며 “박효선 선배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모든 공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 씨는 ‘금희의 오월’을 공연하며 관객들과 함께 교감했던 경험을 통해 관객 배우 구분 없이 하나 되는 연극의 힘을 배웠다. 연극으로 관객들과 소통하며 오히려 관객들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는 그는 “예쁘게 포장된 것이 연극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 연극이란 우리의 현재를 같이 이야기하고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연극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그에게도 힘든 점은 있다. 그는 “대중들이 영화는 봐도 연극을 찾아보는 것을 어려워한다.”며 연극에 대한 관심 부족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그는 “저희 극단에서 매년 5월에 광주항쟁 연극을 저렴한 가격에 공연한다.”며 “젊은이들이 저렴한 가격에 연극을 한 번이라도 접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고 말했다. 

대중들에게 연극보다 영화가 더 친숙한 것이 현실이다. 연극의 매력에 대해 임 씨는 “영화나 TV가 전달할 수 없는 분위기와 생동감을 마치 무대 속에 있는 것처럼 배우와 관객이 마주 보며 느낄 수 있다.”며 “한 번 보면 연극의 매력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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