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비용으로 연간 1인당 평균 23만 5,000원 지출
“소비적인 활동보다 개인적·사회적 해결방안을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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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째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루는 트레이닝 복 차림으로 도서관을 가다가 옷가게 앞에 비친 저를 보고 괜히 너무 화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 길로 들어가서 예쁜 원피스를 한 벌 샀어요. 오랜 시간 공부하느라 편한 옷만 찾게 돼 많이 입지는 못하지만 그날 산 옷은 후회하지 않아요.” - ㄱ 씨(사범대)

“광주지역 내에 살고 있지만 학교와 거리가 멀어 통학하기 너무 불편합니다. 기숙사를 신청할까 해도 워낙 경쟁률이 높아서 지원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요즘 들어 통학하는 때마다 사람에게 너무 치이다보니 집에 갈 때는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택시를 잡아타요. 택시비가 많이 나오긴 하지만 집에 가는 길마저 사람들에게 치이기 싫거든요.” - ㄴ 씨(경영대)

대학생들의 '홧김비용' 이면에는 취업, 주거 문제, 학비 등 대학생들이 짊어져야 할 스트레스는 계속해서 늘어만 가는 가혹한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한겨레신문 공동기획 연구리포트>에서 조사한 “전국 20대 취업·주거 실태 및 사회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국 20대 남녀 215명 중 현재 본인이 느끼는 삶의 무게가 무겁다고 응답한 비율이 72.5%로 조사됐다. 또한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스트레스로 인해 사용한 홧김비용으로 1인당 연간 23만 5,0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화진 씨(영어영문·15)는 “기분이 좋지 않은 날이나 스펙 쌓기나 취업 고민으로 갑자기 스트레스를 받으면 홧김에 불필요한 화장품을 사는 등 홧김비용을 지불한 적이 있다.”며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지만 평소 사고 싶던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 홧김비용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황석현 교수(심리)는 “직접적인 문제 해결에 있어 어려움이 있는 경우 스트레스나 좌절감을 겪게 되면 정서 초점적 대응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소비적인 활동으로 일시적 감정을 해소하는 것보다 사회 전반적으로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중요하지만 운동과 같은 취미활동을 통해 개인적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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