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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봄이고 나는 꽃이야■ 새로 움트는 광주의 작은 책방
김성희 객원기자  |  sd87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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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8  20: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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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낭독회, 북스테이, 독립출판물…맛과 멋이 있는 곳
“지역 책방 지속가능하려면 구조 바뀌어야”

   
지난 22일 조선대 정문에 위치한 <검은책방 흰책방>에서 독서모임 중인 사람들의 모습. 
 
 광주에 새로 문을 연 책방들이 있다. 그곳의 풍경은 남다르다. 간판이 없거나, 2층 구석에 있어 일부러 찾지 않으면 볼 수 없고, 독서모임이 한창이거나, 낯설지만 개성 넘치는 독립출판물이 가득하고, 시인과 직접 시를 읽을 수도 있다. 본지에서는 지난해 문을 연 광주의 작은책방 8곳을 소개하고, 10년 새 절반으로 준 책방의 현실도 살펴보고자 한다. 올봄, 책방의 봄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그곳에서는 책 피는 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고심고심, 주인의 마음이 담긴 곳

책방 주인의 개성이 이토록 잘 묻어나는 공간이 또 있을까? 아시아문화전당 일대에 위치한 곳들을 먼저 살펴보자. 북에디터와 그래픽디자이너가 함께 만든 인문·예술전문서점 <책과생활>. 베스트셀러보다는 덜 주목 받고, 덜 팔린 좋은 책들을 들여온다. 인문, 사회, 예술, 사진, 디자인, 도시와건축, 독립출판물 등 2,000종의 책이 마련돼 있다.

개인이 직접 말하고 싶은 것을 제작, 판매하는 독립출판물에 관심이 있다면 양지애 씨가 운영하는 <파종모종>을 찾자. 이곳은 출판사 <파종>과 서점 <모종>이 한 데 있는 곳으로 책을 만들고 파는 곳이다. 전국 독립제작자들이 만드는 다양한 출판물, 음반, 아트상품도 볼 수 있다.

펭귄마을 등이 위치한 양림동에는 디자이너 김대선 씨의 독립출판서점 <라이트라이프>가 자리 잡고 있다. 초록초록 노랑노랑한 책방 안에는 ‘보기 좋은 책’이 많다. 내용뿐 아니라 디자인이 좋은 책, 사진이 많아 잘 읽히는 책 등 대형서점이 아닌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책이 <라이트라이프>의 경쟁력!

김종호 소설가와 그의 부인 이은경 씨의 <검은책방 흰책방>은 문학전문서점이다. 문학과 시를 잘 몰라도 괜찮다. 손님과 책 이야기 나누는 것을 즐기는 이 씨의 추천을 덤으로 받을 수 있다. 두 달에 한번 시인의 낭독회가 열리고, ‘문예이론’, ‘정신분석 읽기모임’ 등 누구나 참여 가능한 독서모임도 매주 진행된다. 차 한 잔과 독서도 가능하다. 커피 한 잔과 책 한권을 손에 쥘 수 있는 작은 공간 <공백>도 있다. 마음을 비우고 싶은 날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 대학 북문에 위치한 <연지책방>에서는 독립출판서적과 중고 대학교재를 구할 수 있다. 이밖에도 스마트폰 사진을 폴라로이드필름으로 즉석에서 인화할 수 있고, 느린 우체통, 골방전시, 포춘쿠키 등이 마련돼 있다. 출판도 가능하다. 책을 내고 싶다면 이곳에 가보자.

작은도서관과 책방을 함께 운영하는 <동네책밤숨>. 책방이란 책을 얼마나 많이 사고팔고가 아닌 문화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는 곳이다. 아이들에겐 추억을, 어른들에겐 자기성찰을 돕고, 지역 문화를 지켜나가는 책방을 꿈꾼다. ‘광주 그리고 오월’ 칸, ‘세월호 기억’ 칸이 따로 있으며, 책으로 둘러싸인 하룻밤을 보내는 ‘북스테이’도 가능하다.
 
   
 양림동에 위치한 <라이트 라이프>의 모습.
 
잠시 부는 바람이 되지 않으려면

하나, 둘 자취를 감추는 책방의 상황을 감안할 때 광주에 지난 1~2년 사이 책방이 생긴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공간유지비를 제외하고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현재 구조 속에서 작은책방들의 자리 지키기가 언제까지 가능할 지 불투명하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한서련)가 발간한 ‘2016 한국서점편람’에 따르면 전국 책방(순수서점 기준)은 10년 사이 25%(2005년 2,103→2015년 1,559) 감소했고 광주 지역은 54%(204→93) 줄었다. 감소 현상은 ‘165m²(약50평) 미만’ 책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이는 출판경기 침체, 독서인구 감소, 공급률 차별 등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한서련은 “도서정가제 개정 시행 취지에 맞게 소매상들에 대한 차별적 공급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도서 할인율이 낮아진 만큼 온라인대형서점의 낮은 공급률(높은 마진)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서점 공급률(낮은 마진)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인터넷서점 할인 판매가 많던 시절 책정된 온라인대형서점의 낮은 공급률은 할인율을 제한한 도서정가제 시행에 의해 바뀌어야 했지만 변화가 없는 상황. 따라서 온라인대형서점의 영업이익만 늘어났다는 것. 

<책과생활> 신헌창 씨(44)는 “정상적이지 못한 유통 구조 때문에 골목상권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동네 책방은 책 한권 팔면 25% 정도 남는다. 반면 온라인대형서점은 50% 이상의 마진률이다”며 “유통 구조와 책 구매 문화가 바뀌어야 책방도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림동에 위치한 <라이트 라이프>의 모습.
 
책과 사람이 살아있기 위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책방이 자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검은책방 흰책방> 이은경 씨는 “다양성을 가진 작은 책방이 없다면 사람들은 베스트셀러 등 한정된 책밖에 볼 수 없다. 만지고 보는 것이 필요한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책이 살아있으려면 책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책방에선 사람들끼리 책으로 소통할 수 있고, 책 흐름도 파악 가능하다.” 전했다.

<라이트라이프> 김대선 씨(32)도 “책방은 자리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며 “책을 잘 모르던 이들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동네주민들도 한번씩 들어와 관심을 보인다.”고 밝혔다. 

책방 이용자 신아영 씨(22)는 “광주에 작은책방이 있어서 참 좋다. 홍보가 많이 되면 좋겠다.”며 “우연히 책방에 들렀다가 독서모임을 시작했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점차 문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광주의 작은책방들 (ㄱㄴㄷ 순)

검은책방 흰책방
동구 백서로 179 2층
010-7608-9896
facebook.com/wnbbookshop

공백
남구 봉선1로 25번길 1
instagram.com/gong_baeg

동네책방숨
광산구 수완로 74번길 11-8
062-954-9420
bookcafesum.com

라이트라이프
남구 천변좌로 418번길 17
010-9578-0811
instagram.com/litelife

연지책방
북구 우치로 178
070-7760-7982
younjibook.com

책과생활
동구 제봉로 98 2층
070-8639-9231 
facebook.com/chaekand

파종모종
동구 동명로 20번길 1, 2층
010-9452-1606
facebook.com/pasonmoson

소년의서 (임시 휴업)
동구 충장로 46번길 8-17
010-3256-2625


※ 라디오 ‘작당책방’
광주의 작은책방 주인들이 전하는 책방과 책에 대한 이야기
월요일 오후 9시 광주시민방송 FM주파수 88.9MHz
다시 듣기는 광주시민방송 모바일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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