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지가 새로 단장된 지 한 해가 다가온다. 새롭게 용지가 조성되는 과정에서 수 톤에 달하는 쓰레기가 용지에 담겨있었고, 그 현장에서는 우리의 자연환경을 대하는 무딘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교정 곳곳에는 작은 조각 형태의 도심 경관과 함께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고 있다. 멀리 무등산 자락에서 날아오는 까마귀 무리가 잠시 머무르고, 계절에 따라 어김없이 반가운 손님들이 우리의 자연경관을 이용하고 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 이곳은 우리만의 공간이 아닌 셈이다.

봉황새가 찾아와 벽오동 나무에 깃들고 대나무 열매를 먹고 소나무 그늘에 구름이 깊어 쉬어가는 형상을 묘사한 용지의 한가운데 떠 있는 섬, ‘용봉’의 기백과 의미를 표현하고자 우리의 용지 한가운데는 벽오동, 대나무, 소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많은 생물이 보금자리를 틀 서식공간들도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 자연을 배려해 놓은 모습도 보인다. 새로이 단장된 용지는 고즈넉한 우리네 정원을 묘사한 것이리라. 우리 교정 곳곳에는 작은 도심생태계가 자리하고 있다.

이 공간은 우리 모두의 사유의 공간이면서 자연의 일부로 우리의 다양한 감각을 일깨우고 있다. 도심의 건조함과 황폐함을 완충시켜 사람과 자연이 교감할 수 있는 쉼터인 셈이다. 자연 속에서는 절제된 생명력, 공생, 희생, 도전과 새로움을 볼 수 있다. 생물들을 통해 새로운 통찰력도 우리는 수없이 얻고 있다. 도심 속 작은 자연생태공간인 용지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쉼터이자 우리가 배려하고 가꾸어야 할 자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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