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이 아니라 나눔으로, 모두 함께하는 자리가 됐으면”

 

중앙동아리에 소속된 각 봉사동아리 회원들이 지난 19일 토요일 아침, 광주공원에 모였습니다. 바로 올해 처음으로 진행되는 ‘전남대학교 봉사동아리 연합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죠. 늦잠의 기회가 주어지는 주말이지만, ‘봉사’라는 한 마음 한 뜻으로 모두 30여명이 모였습니다. 아침 8시 30분, 흐린 날씨지만 학생들의 표정만큼은 밝습니다. 오늘 일정은 ▲광주공원 환경미화 ▲점심 무료 배식 ▲광주천 환경미화 순서입니다. <전대신문>이 동아리 일상에 참여하는 기획 ‘돗자리(도기자의 동아리)’가 돌아왔습니다. 
 
8시 30분: “주말에 집에 있으면 뭐해요”
 
평소 같았으면 ‘이불 밖은 위험해’라고 속삭이며 침대에서 뒹굴 거리고 있을 주말 아침. 오늘은 가벼운 마음으로 집밖을 나섰다. 봉사 동아리 회원들이 가을 하늘에 낙엽을 그리며 도착한 곳은 광주공원이다. 
 
8시 30부터 모인 이들은 기본적인 봉사 ‘쓰레기 줍기’부터 시작했다. 10명 정도는 복지문화센터인 ‘사랑의 쉼터’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배식할 점심 재료를 준비한다. 오늘의 메뉴는 고슬고슬한 쌀밥과 소고기 무국, 잡채 등으로 구성됐다. 11시부터 시작되는 배식에 맞추려면 서둘러야 한다. 
 
동아리에서 소규모로 봉사를 할 때와 또 다른 기분이다. ‘전남대학교’ 마크가 새겨진 옷까지 맞춰 입으니 바람직한 대학 이미지에 일조하는 느낌이랄까. 동아리 ‘청사’ 소속 양명균 씨(전자컴퓨터공학·13)는 “식단 재료부터 일일이 다듬고 설거지까지 우리의 몫이다”며 “나도 늙었을 때, 젊은이들이 봉사를 해주면 고마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 대한 투자라 생각하고 많은 학생들이 작은 일부터 봉사를 실천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11시, 어느새 사랑의 쉼터는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로 꽉 찼다. 다듬었던 재료들을 배식할 시간이 온 것이다. 식판에 고슬고슬한 쌀밥을 담고, 잡채, 밑반찬, 따뜻한 국까지 덜면 든든한 한 끼 완성이다. 배식에는 5명, 잔반처리에 3명, 설거지 및 뒤처리에 12명 정도가 움직였다. 대략 2시간 정도 배식, 잔반처리, 설거지가 반복됐다. 
 
배식 봉사는 한 끼를 차려 주는 것 이외에도 잔반처리, 설거지로 이어지니 고된 노동이나 다름없다. 혜택이 되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오롯이 봉사하는 마음만으로 하는 것만큼 지칠 만도 한데 회원들의 얼굴에는 연신 웃음이 새어나온다. 잔반처리를 맡은 김정민 씨(경영·16)는 “기쁜 마음으로 참여한 것이라 힘듦보다는 뿌듯한 마음이 더 크다”며 “봉사를 오면 항상 뿌듯한 마음을 얻고 간다”고 말한다.
 
많은 양의 식판과 국그릇을 빠른 시간 안에 씻어놓아야 하기에, 설거지는 각 단계별로 진행한다. 1차 세척, 2차 세척, 3차 세척… 순으로 반복한다. 박세호 씨(산업공학·16)는 “무료 배식 봉사는 처음이다”며 “대학 때가 아니면 또 언제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를 할지 모르니 참여했다”고 전했다. 설거지까지 끝내고 난후, 동아리 회원들도 밥 먹을 여유가 생겼다. 

“내년에도 제 2회로 연합봉사 계속됐으면”
 
봉사동아리 연합봉사는 정재인 봉사분과장(토목공학과·11)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총동아리연합회(총동연)는 총동연 회장을 중심으로 동아리 분과별마다 총 5명의 분과장이 동아리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실 분과장들이 행사를 기획하고 주최하는 업무를 하지는 않는다. 정 봉사분과장은 “보통 분과장은 각 분과별 동아리 회원들의 불편사항을 수합하는 정도의 일을 담당한다”며 “이렇게 동아리가 연합해 행사를 주최한 경우는 처음이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주최하는 행사인 만큼, 보다 많은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하고자 했다. 
 
정 봉사분과장은 대학에 들어온 2011년부터 동아리 ‘로타랙트’에 가입해 봉사활동을 해왔다. 지난해 ‘로타렉스’ 회장을 거쳐 올해 봉사분과장까지 역임했다. 그는 “단체로 봉사활동을 하는 다른 대학을 보고 연합 봉사를 기획했다”며 “많은 학생들의 모인 만큼 사회를 바꾸는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날은 육체적으로 힘든 만큼, 진짜 ‘봉사’를 했다는 느낌이다. 정 봉사분과장은 “바람직한 사회를 만든다는 일념으로 봉사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봉사인생에서 마지막 종착점인 ‘해외봉사’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정 봉사분과장은 올해 처음으로 진행되는 ‘연합봉사’가 계속해서 연례행사가 되길 바란다. 그는 “내년에는 다른 동아리에서도 재능기부 식으로 연합봉사에 참여해 축제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며 “제 2회 연합봉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논의를 통해 동의를 얻어야 하는 부분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동아리 회원들에게 “주말에도 나와서 같이 해줘서 고맙고 뜻 깊은 하루가 됐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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