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를 찾아 떠나기 직전, 머리를 자르는 ‘랄리’의 모습. 사진=<씨네21>제공
‘바람이 분다, 같이 가자’
 
‘제7회 광주여성영화제’가 16일부터 20일까지 광주극장과 유·스퀘어문화관 동산아트홀에서 열렸다. 올해는 ‘여성들이 존중받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바람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총 35편의 여성 영화가 상영된 가운데, 진정한 자유를 찾기 위한 다섯 자매의  열정이 빛나는 영화 <무스탕 :랄리의 여름>을 ‘랄리’의 시점에서 따라가 봤다. 
 
다섯 자매 중 막내인 ‘랄리’는 왜소하고 아직 모르는 것도 많지만, 삶에 있어 가장 능동적이다. 남자애들과 함께 물장난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다섯 자매는 순결검사, 신부수업 그리고 강제결혼까지 시달리게 된다. 언니들이 하나 둘씩 떠나가고, 집의 담장은 점점 높아져도 ‘랄리’는 굴하지 않는다. 몰래 나와 운전하는 법을 배우며 탈출 계획을 세운다. 
 
영화는 ‘여성은 순종적인 존재여야 한다’는 사회적 믿음에 도전한다. 여성은 왜 사회의 입맛에 맞게 길들여져야 하는가? 소녀들을 옥죄어오는 사회의 편견과 억압은 점점 자신을 잃게 만들고 그들의 세상마저 빼앗아갔다.
 
‘다 맡기더라도 피임까지 맡기진 마세요.’ 2년 전의 보건복지부 피임 캠페인 포스터 문구이다. 마치 여성이 남성에게 모든 걸 의지한다는 듯한 뉘앙스는 여성을 수동적인 삶의 프레임 속에 가둬 버린다. 아직도 여성을 의존적인 존재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현실에 순응한다면 아무 것도 바뀌지 않는다. 불합리함에 대한 요구를 당당히 외치고 행동해야 한다.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랄리’가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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