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에서 보통 소속 대학을 지칭할 때 ‘우리 대학(학교)’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이유는 대학신문 자체가 학교에 소속된 기관으로, 우리 일을 보도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라는 용어가 소속 대학을 지칭할 때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라는 말은 꽤 친숙하다. ‘우리 집’, ‘우리사회’, ‘우리나라’ 등. 농업사회였던 한반도는 ‘개인’보다는 ‘남’, ‘공동체’, ‘민족’, ‘규범’을 중심으로 발달됐기 때문에 ‘우리’라는 말이 친숙할 수밖에 없다.  

오늘 날, 우리라고 지칭하는 것들은 어떤 모습일까?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조성에 대해 학생들과 논의가 없었다며 본관과 총장실을 점거했다. 분명 ‘우리 대학’에 속하는 학생들의 의견이 배제된 캠퍼스 조성사업이라니.

한편 우리 대학의 총장 후보 2인을 선정하는 이번 선거에서 정책평가를 통해 학생들이 행사할 수 있는 표는 단 3표다. 현장평가를 통해 의사를 밝힐 수 있는 학생은 약 20여명. 학생비율이 늘어났다고는 하나 아쉬운 숫자다.

이번호에 민주마루 대관 조건이 학생들에게는 부담스럽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4시간에 200만원의 대관료, 700여명의 관객을 모을 수 있다고 사료될 때 대관이 가능하다는 설명. 우리 대학의 구성원인 학생들에게는 사실상 대관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전대신문>은 오랫동안 전남대학교를 ‘우리 대학’이라고 표기했다. 어쩌면 이러한 표기원칙을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속한 대학이라는 것이 애초에 있었나. 집단의 억압적인 동의를 강요받는 ‘우리’가 아닌 소통과 민주적인 합의가 있는 ‘우리’여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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