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감정 표현이 자유로운 현대 사회에서 유교의 가르침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은 이미 옛말이 됐다. 과거 금기시되던 이성간 동거에 대한 심적 규제도 완화되는 추세이다. 실제로 YTN이 지난 9월 2일부터 11일까지 전국 4년제 대학생 5,152명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대학생 동거에 긍정적이라고 답변했다.

김현진 씨(해양기술·13)는 “서로가 사랑한다면 같이 살 수도 있을 것 같다”며 “경제적 도움 측면과 책임감도 기를 수 있어 동거에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대학생 동거에 대한 사회 인식의 변화는 다양한 매체에서도 쉽사리 볼 수 있다. 연극 <옥탑방고양이>, 웹드라마 <우리 헤어졌어요>, 웹툰 <옥탑방 갑남을녀> 등 동거를 소재로 한 작품들에서 젊은 세대들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에서 전국 20대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연인과의 동거 및 성(性) 태도에 관한 20대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TV프로그램 속 성(性)적 농담이 불편하지 않다(56%)’고 답한 비율이 절반을 넘겼다. 이어 ‘결혼 전 동거가 필요하다’(40%), ‘미래 자녀의 동거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42.5%)가 뒤따랐다.

그렇다면 왜 학생들은 이성간의 동거를 선택하는 걸까? 동거를 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서로간의 사랑과 경제성이었다. ‘대학생들의 혼전 동거에 대한 태도에 따른 심리적 특성’ 논문보고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동거를 택하는 가장 큰 이유로 남학생의 경우 ‘사랑해서’(46.2%), 여학생의 경우에는 남학생과 달리 ‘경제적인 도움이 될 것 같아서’(28.6%) 동거를 택한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대학생 동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하다. 대학생 동거에 의해 유발되는 문제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예기치 못한 임신, 무분별한 낙태와 같은 문제를 들 수 있다. 위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의도하지 않게 임신을 했을 경우, 대학생 3명 중 2명이 임신 중절 수술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경륜 씨(경영·15)는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대학생 동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며 “혹시 주변에 이성동거를 생각하는 친구가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고 조언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해광 교수(사회)는 “결혼에 대한 윤리적 잣대가 느슨해지면서 동성애, 이혼, 동거, 독신가구가 등장하는 분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 “하지만 동거는 결혼과 달리 제도적인 보장이 없다”며 “동거가 아직은 완전히 개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사회적인 인식을 인정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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