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
 
▲ 삽화=최윤정(일러스트레이터)
사물인터넷 시대의 도래
시장조사 분석기업인 가트너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물인터넷(IoT)은 접속되는 기기(Things)의 수가 2020년까지 260억개로 늘어나면서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만들어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가트너는 사물인터넷 서비스와 제품 판매자들이 3천억 달러이상의 매출 증가를 이루며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트너는 “사물인터넷이 도입되면서 생기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처리되고 분석되어야 한다. 대량의 사물인터넷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려면 데이터센터의 부하가 늘어날 것이고, 공급업체들은 보안, 수용력, 분석도구와 관련된 새로운 문제를 맞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자신들이 제조하는 물리적 기기가 사물인터넷 유행에 맞추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더 많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사업 모델을 재창조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물인터넷이라는 것은 ...
 
…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내려와 슬리퍼를 신으면, 체지방과 몸무게를 측정해서 냉장고에 알려준다. 그리고 냉장고 앞에 섰을 때 냉장고는 냉장고 안의 재료들을 파악해 건강상태에 따른 메뉴를 추천한다. 그리고 이 추천을 바탕으로 전자레인지는 조리시간을 미리 설정한다. …
 
이런 식으로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사람과 사물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여 보다 편리한 생활을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이 사물들에 모두 복잡한 컴퓨터가 내장되는 것은 아니며, 각자의 쓰임에 맞는 기능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슬리퍼는 몸무게와 체지방을 파악하는 기능을, 그리고 냉장고는 재료를 파악하고 그것을 조합해 메뉴를 추천하는 기능을 가지게 된다.

쉽게 말해서 집 안의 전구가 방 안의 밝기를 스스로 측정해서 알맞은 빛을 내는 기능을 가지게 되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그것을 위해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같은 복잡한 기기를 별도로 설치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작고 쓰임에 맞는 간단하고 작은 컴퓨터들을 사물에 내장시키는 것인데, 이렇게 작은 컴퓨터가 내장된 사물들,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편리함을 제공받게 해 주는 서비스 기술, 이것이 바로 사물인터넷의 주요 구성요소이다.
 
데이터 중심의 사고, 사물인터넷
사물인터넷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비트의 경제와 원자의 경제가 만나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O2O(Online to Offline)의 첨병 역할을 한다. 이때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빅데이터는 백엔드(back-end, 특정 프로세스의 마지막 단계)에서 다양한 O2O 서비스를 지원하는 인프라가 된다. 그런 측면에서 ‘한계비용 제로 사회’의 저자 제레미 리프킨이 최근 사물인터넷을 공유경제와 엮어 ‘비즈니스 혁신 인프라’로 해석한 시각을 제대로 음미할 필요가 있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오프라인 인터넷’이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사물인터넷의 혁신성에 초점을 맞추려면 ‘데이터중심사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관련 사례가 부쩍 많이 보고되는 커넥티드카(Connected Car)나 스마트홈(Smart Home)도 각각 교통·환경 등 공공적 성격을 띤 데이터 기반 분야다. 사물인터넷의 핵심은 온·오프라인 연계 기술 보급이 확대되며 나타나는 비지니스 혁신(Business Innovation)이다. 따라서 사물인터넷이 발달하려면 분야별로 비지니스 혁신을 꾀하는 ‘플레이어(player)’, 즉 혁신가의 등장이 필수다. 향후 사물인터넷 시장에선 이들 혁신가에게 크고 작은 기회를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리더십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사물인터넷의 종착점 자율제어, 그리고 무인화
사물인터넷은 모니터링과 원격제어에 이어, 자율 제어(Autonomy)라는 최상위 서비스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그래서 나타난 대표적인 것이 무인화 기술이다. 사물을 사용자 없이 스스로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을 말하는 무인화 기술(Unmanned Technology)은 최근 미래 산업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인식되며 기업들의 연구개발과 함께 빠른 발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1960년대 후반부터 기능노동자의 부족이 뚜렷해져서, 조선업 ·건설업 등과 같은 노동집약적 산업에서의 노동력 확보와, 해운업에서의 선원 확보가 어려워짐에 따라 그 대책으로서 각종 무인화가 진지하게 거론되기 시작하였다. 일부 국내 기업들은 생산설비의 노동비용 절감을 위해 컨베이어와 같은 자동화기기를 도입했다. 

현대 사회에서 일상과 관련된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한 무인화 기술은 인공 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기술과 결합하며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특히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로봇 청소기나 드론은 일상생활에 적용되며 인간의 편의성을 높여주고 있다. 산업 분야의 무인화 기술은 공장의 완전 자동화를 이루었고, 무인 탐사선은 해저와 우주를 탐사하며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고 있다. 
 
또한, 무인이동체란 외부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거나 원격조정으로 동작 가능한 이동체를 일컫는데, 육상운송에서는 자율주행자동차, 무인농기계, PMV(Personal Mobility Vehicle), 항공운송에서는 주로 드론이, 해양운송에서는 수중 무인체 등이 대표적이다. 맥킨지는 2020년부터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자율주행자동차 보급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선결되어야 할 과제,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보안이라는 이슈
일자리 감소보다 더 큰 문제는 개인정보 유출이다. 주민등록번호가 인당 10원에 팔린다는 사실은 슬프고도 섬뜩한 현실이다. 향후 기업은 ‘사물인터넷을 통해 얻은 개인정보를 완벽하게 지킬 자신이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에게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사물인터넷이 보편화되면 개인정보는 주민등록번호가 헐값에 매매되듯 도매금으로 취급돼 마구잡이로 팔려나갈 것이다. 당연히 범죄 도구로 악용될 수도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사물인터넷으로 인한 디도스 공격이 연내 현실화될 것”이라며 보안에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맥아피 연구소에 따르면 사물인터넷 연결 기기가 2019년까지 500억 개 이상 증가하지만, 기기 확산속도 대비 보안 적용이 미비해 사물인터넷을 악용한 각종 범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주요국 정부 및 글로벌 기업 등은 사물인터넷 보안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국내도 정부 주도의 사물인터넷 정보보호 로드맵 수립 및 사물인터넷 실증사업이 추진 중인데 대표적으로 미래창조과학부는 2014년 10월 사물인터넷의 안전한 이용 환경 조성을 위해 ‘사물인터넷 정보보호 로드맵’을 수립하였다. 
 
특히 스마트시티, 헬스케어 분야에서 사물인터넷 제품 및 서비스 실증사업이 본격화되는 추세로 사물인터넷 각 분야별 보안시스템이 정상 작동되는지 여부 확인을 위한 ‘사물인터넷 융합보안 실증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을 통해 홈/가전, 교통, 의료 등 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별로 취약점 점검 및 보안컨설팅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향후 홈·가전, 의료, 교통, 환경, 제조, 건설, 에너지 등 7대 분야 사물인터넷 제품ㆍ서비스의 설계단계부터 유통·공급 및 유지보수까지 전주기에 걸쳐 보안 내재화가 추진될 전망으로 가전기기와 스마트폰 연동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취약점 분석과 스마트홈 플랫폼 인증, 암호기술 연구 등 사물(Thing)에 보안 내재화, 사물(Thing) 간 연결성 신뢰확보를 위한 기술 적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법과 규제 문제도 선결돼야 할 과제 중 하나다. 구글 무인자동차는 지금도 미국 사막을 누비고 있다. 아우디는 올해 CES에 앞서 자동 주행 능력을 갖춘 전기차로 (서울과 부산 간 왕복 거리인) 885km를 미국에서 달렸다고 한다. 구글 무인자동차가 국내에 들어온다고 가정해보자. 그 차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다. 무인자동차에 관한 국내 법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을 ‘기술진보’가 아니라 ‘사회학’으로 정의한다. 아닌 게 아니라 보수적인 법과 제도, 그리고 진보적인 사물인터넷 간 마찰이 가시화되는 날도 머지않았다.
 
맺음말
결론적으로 사물인터넷은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폰과 유무선 인터넷 인프라 보급률을 보유한 우리나라는 사물인터넷 서비스 관련 선도국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현재 선진국과 1~3년의 기술 격차를 가지고 있는 사물인터넷 통합 플랫폼,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프라의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사물인터넷 서비스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는 법과 제도적 문제는 앞으로 개선해야 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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