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왜 사람들을 매혹 시킬까? <나는 바람처럼 자유롭다>에서는 그 이유를 여행에서 인간욕망의 본질을 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여행은 우리의 언어, 가족, 친구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해 의지가 되는 모든 것을 빼앗고 자신을 노출시킨다. 즉, 타자와의 관계로써 내가 정립되는 게 아니며 솔직한 나의 감정, 나의 욕망들이 노골적으로 나에게 신호를 보내온다. 여행을 귀중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두려움에서 시작된다는 까뮈의 말처럼, 진정한‘나’라는 게 누군지 희미해질무렵, 낯선 감정들의 소용돌이 속으로 떠나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 이 책에서는 권태의 끝에서 여행을 통해 내 삶에 숨죽이고 있던 행복들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을 성찰한다.

최인호 작가는 말한다. 배낭에 꼭 담지 말아야 할 것은 ‘친구’와 ‘카메라’ 라고. 친구와 함께 간다는 것은 추구했던 일상탈출이라는 목표와 가장 모순된 일이다. ‘두려움’과 ‘고독’이 사라진다면 여행은 의미를 잃어버린다. 크리슈나무르티의 말대로 본래 전체적인 인간을 수많은 군중속의 한 존재로 만드는 것에 저항하려 우리는 떠나기 때문이다. 카메라는 어떠한가. 우리는 카메라를 우리의 시각적 기억을 대신해 주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말그대로 우리가 느낀 모든 감각을 시각 중심으로 편입시켜 버린다. 게다가 카메라는 우리를 사진 찍는 주체 행위자로, 또 여행은 객관적 대상으로 이분화 해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카메라를 놓지 않고선 여행 그 자체와 하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의 긴 여행도 끝이 났다. 낯섦도, 타인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도 내 곁은 떠났다. 그리고 자유도 함께 사라졌다. 하지만 나는 귀향한 오디세우스만큼 기쁘고 행복하다.” 이렇듯 방랑과 일탈의 끝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느끼는 여러 감정들의 종착지는 행복감이다. 나에게 솔직해지자. 가슴 속 울림에 도저히 견딜 수없는 그 때 바람처럼 자유롭게 낯선 곳으로 떠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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