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의 고통에서 벗어나 대학생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면 생기는 로망 중 하나, 해외여행. 대학생들의 긴 방학은 이러한 로망을 이루기에 최적의 시간이다. 나 또한 해외여행을 위해 열심히 저축을 했던 기억이 있다. 이번 방학 때 용기를 내지 못했던 분들을 위해 내가 경험했던 ‘무작정 떠난 자유여행’에 대한 기억을 공유하고자 한다.
 
여행 중 가장 설레는 순간
항공권 티켓을 구매하는 순간, 여행 계획의 절반이 세워진 셈이다. 그만큼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티켓 구매로 이어지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나 또한 다르지 않았다. 내가 항공권 구매 버튼을 클릭한 시점은 출국 나흘 전이었다. 그나마도 하던 일을 마무리 하느라 출국 전날에 이르러서야 여행 계획이 어설픈 형태를 갖췄다. 정말 떠나는 건가. 공항에 도착해 발권을 완료한 후에 비로소 안심이 된다. 내가 내게 주는 선물을 막 열어보는 가장 설레는 순간.
 
여행 중 겪게되는 현지인의 친절함
나의 대책없는 여행이 무사히 끝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친절한 현지인들 덕분이다. 한없이 친절했던 호텔 직원은 사소한 것까지 모두 도와주었다(설령 직업적으로 당연한 일이었다 할지라도 내가 받은 친절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일하게 영어가 통했던 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내 여행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조금 다른 관점으로 보면, 친절한 호텔 직원들이 있기에 나와 같은 무작정 여행이 가능하다는 의미도 된다. 걱정과 겁이 많아서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든 정보는 현지에서 구할 수 있으며, 모든 매장이 와이파이 존이다. 걱정할 필요없다. 우리에겐 구글 지도도 있다. 모르겠으면 물어보면 된다. 그들은 친절하니까. 다만, 정보가 없이 어떤 곳을 방문하는 것과 그 곳에 대해 알고 방문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나의 대책없는 여행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목적지에 대한 사전 조사 부족. 첫 자유 여행에서 뼈저리게 느꼈으며, 이와 같은 시행착오는 내가 다음 여행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행자'라는 타이틀이 달았을 때 생기는 특유의 관찰력
'여행자'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면 누구나 오감이 예민해진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법한 사소한 것들을 특별한 일로 치부하고 의미를 부여한다. 이는 여행이 설레는 이유이며, 평소에 글을 쓰지 않는 이들도 여행지에서 펜을 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감성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빛은 더욱 밝게 빛나고, 흔해빠진 창 밖의 논두렁은 평온한 상념에 잠기게 만들어준다. 쓰디쓴 아메리카노도 여행지에서는 달콤하다. 특히 목적지가 해외라면 여행자의 이러한 효과는 배가 된다. 어쩌면 여행지에서 느끼는 행복한 생소함과 신선함은 여행할 때 가지게 되는 우리의 생소한 마음가짐에서 비롯되는 것일지도.
 
마지막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한 가지는 ‘글을 쓰라는 것’이다. 그 때, 그 곳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글로 남기지 않는다면 당신이 다녀온 것은 여행이 아니라 관광이 될 것이다.
 강상용(정보보안협동과정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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