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철학자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자본주의 시장의 수요, 공급, 가격을 결정하는 자동조절기능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정의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각자의 이익에 따라 행동할 때, 더 능력 있는 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갈 때, 이로운 사회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가 주장한 자본주의는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지구 모든 나라가 빈곤을 벗어난 것을 아니지만 말 그대로 ‘살’만해졌다.
 
대학의 풍경도 여차 달라졌다. 애덤 스미스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오늘 날 수요가 없는 학과와 대학은 줄이고 없애는 결정은 ‘보이지 않는 손’에 따를 결과다. 논란이 된 이화여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은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에 대비해 면접과 추천서만으로 취업유경험자를 선발하는 제도다. 시장 논리대로라면 ‘선’이다. 프라임사업, 코어사업, 대학선진화 사업에 따를 학과 구조조정은 이름만 다를 뿐 원리를 자본주의에 따를 결과다.
 
교육부는 대졸자와 노동시장의 불일치를 극복하기 위해 서라지만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현재 대학은 취업자격증을 파는 상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교육부라는 ‘보이는 손’의 꼭두각시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게 해야만 지원금을 받고, 높은 평가를 받아 ‘좋은 대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7세기부터 시작되어 이제는 낡고 병든 자본주의. 그 비인격적 자본주의가 교육부의 대학선진화 사업으로 옷을 갈아입고 대학과 지식을 상품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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