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은 노예 중에서도 제일 만만한 노예야.”
 
‘교수의 한마디’로 연구의 성과물인 논문을 도둑맞았다. 교수는 논문통과와 졸업을 볼모로 논문에 참여하지도 않은 선배의 이름을 올리게 한다. 대필이란 관행은 알게 모르게 반복된다. 그러나 침묵한다. 아니 침묵할 수밖에 없다. 대학원은 더 이상 지식의 상아탑이 아니다. 이는 웹툰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 2화의 내용중 일부이다. 
 
이 웹툰은 지난 해 11월부터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홈페이지'에서 연재되고 있다. 화제가 되자 지난 6월에는 '시즌1'이 책으로 발간되기도 했다. 이 웹툰에 스토리 작가로 참여한 염동규 씨(고려대 석사과정)는 “교수사회의 민낯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부 교수의 폭행과 성희롱, 연구비 횡령 등 민감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꺼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염 씨는 “이공계의 경우 기업체 지원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교수가 중간 관리자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연구라는 명목 하에 '착취' 받고 있는 대학원생들이 있다는 것이다. 대학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조리를 비롯한 대학원생의 현실적 고민이 웹툰에 담겨있다. 염 씨는 "대학내일 20대연구소에서 조사한 대학원 등록금 실태보고서(2015)에 따르면 대학원생이 감당해야 하는 한 학기 등록금은 평균 418만원이다" 며 학부와는 다르게 ‘한국장학재단’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어서 대학원생들에게는 큰 부담이다고 지적했다. 염 씨는 "'대학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넉넉한 집안에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며 책 읽는 곳'에 멈춰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등록금 이외에도 연구등록금, 논문심사비 등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금액도 상당한 편이다. '교수의 인맥'이 취업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문제제기도 쉽지 않다. 
 
염 씨는 "대학원생 문제를 객관적으로 접근해 해결할 수 있는 센터나 규정 등이 거의 없다" 며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은 '원래 이런 곳이려니' 하고 참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염 씨는 “웹툰 작업은 대학원 총학생회 활동으로 시작한 것이다”며 “외국어 번역 작업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 웹툰을 통해 대학원생들의 연구 환경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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