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공=네이버 영화
신데렐라와 왕자님처럼 ‘둘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나는 환상 속의 스토리가 아닌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연애이야기가 있다. 바로 지난 달 26일 재개봉한 <500일의 썸머>이다.

“이 영화는 한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이다. 미리 말해두지만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내레이션과 함께 시작되는 <500일의 썸머>는 멜로/로맨스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이야기가 아님을 강조한다. 2010년 개봉 당시에는 많은 관객을 모으지 못했던 영화가 그 후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재개봉하게 된 것에는 이런 특별함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사람 사이의 만남과 헤어짐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500일의 썸머>는 보는 내내 주위 ‘남자 사람 친구’의 연애 상담을 해주는 느낌을 받게 한다. “사랑 같은 건 없어요. 환상이죠.”라며 운명적인 사랑을 믿지 않던 썸머에게 톰은 “당신이 틀렸어요.”라고 말한다. 썸머는 둘 사이의 관계를 규정짓는 것이 싫은 반면, 톰은 관계를 확인받고 싶어 한다. 가까워졌던 둘은 점점 멀어지고 톰은 썸머를 잊지 못해 괴로워하지만 그녀는 이미 ‘운명’을 믿게 한 새로운 남자를 만난다. 그리고 톰에게도 ‘가을’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가 찾아오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찾아오듯이 <500일의 썸머>은 그 자연스러운 순간을 담아낸다. 영화 밖에서도 사람들 사이에는 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존재한다. 이 영화는 헤어짐은 너무 아프지만 그 뒤에 새로 ‘운명’이라 칭할만한 만남이 찾아온다고 말하는 듯하다. 헤어짐이 무서워 만남을 시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다. 500일의 여름이 지난 후에 톰에게도 결국 새로 시작할 가을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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