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봄을 알리는 봄까치꽃을 시작으로 교정 곳곳에 많은 꽃과 나무들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다. 이뿐인가.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곳곳에서 반가운 야생동물들이 비좁은 교정 한 귀퉁이에 터를 잡은 지 오래다. 교정의 녹지는 연구와 배움으로 지친 이들에게 안식처이자 사색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원앙은 용지에 새끼를 낳고 보금자리를 틀어 구성원들에게 기쁨을 주었다. 도서관 주변에는 까치와 물까치가 구성원들과 공존하며 서식하고 있다. 제 1학생회관 뒤편 조그마한 숲과 농생대 수목원 주변에는 파랑새, 꾀꼬리와 휘파람새가 지저귀는 소리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농생대 주변의 논두렁에는 두더지가 땅속을 헤집고 다니고, 도토리를 입에 가득 물고 뛰어다니는 다람쥐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비가 오는 날이면 들리는 청개구리와 맹꽁이 울음 소리는 각박한 캠퍼스에 향수와 활기를 불어 넣어 준다.

간간히 맹금류인 황조롱이, 새호리기, 말똥가리가 매서운 날갯짓을 하며 허공을 가르고, 밤이면 솔부엉이와 소쩍새가 나지막이 밤기운을 깨운다. 올해 몇 달간 우리 대학 교정을 거닐면서 바라본 모습이다. 도심 한복판에 이토록 소중한 녹지 공간이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도 야생동물들에게도 얼마나 행운인가.

하지만 우리 대학이 ‘초록이 숨 쉬는 캠퍼스’, ‘에코캠퍼스’로 거듭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지만, 갈수록 학내 녹지 공간들이 줄어들고 있는 점이 아쉽다. 그나마 남아있는 작은 녹지도 키 작은 잡목들을 말끔히 정리한 숲길로 단장되는 바람에 학내에 서식하는 야생동물들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또 일부 지역주민들의 무분별한 나무열매 채취와 숲 속 여가활동, 수목 훼손, 야생동물에게 먹이주기 등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해묵은 문젯거리로 남아있다. 교정의 작은 생태계의 건강한 상호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구성원의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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