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니는 크로스핏 체육관에는 열정반이 있다. “그 친구 참 정열 있네, 열정 있어!” 소리를 듣는 크로스핏터로 구성된 열정반은 9명이다. 열정반 사람들은 대부분 크로스핏을 시작한지 1년이 넘었고, 와드 기록으로 봤을 때 ‘중상’ 정도의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열정반 9인 중 1명을 만났다. 와드를 막 끝내 땀범벅인 그에게 크로스핏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늘 본인 와드 기록은?
300reps 했습니다.(이 기록이면 어느 정도 실력인지 물었더니 옆에 있던 코치님이 잘하는 축에 속한다고 말했다.)

오늘 와드에서 고비는?
제가 버피를 제일 싫어해요. 10개를 안 쉬고 못하는데 오늘은 15개를 안 쉬고 했습니다. 역시 크로스핏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최근 크로스핏 게임을 위한 오픈이 열렸는데 기록은?
아시아에서 절반 안에만 들자가 목표였는데, 이룬 것 같아요. 4882명 중 1266등 했습니다. 전 세계로는 178535명 중 56586등 했습니다. 절반 정도죠.

크로스핏 게임과 오픈에 대해 설명 좀 부탁드린다.
(코치님이 옆에서 답변을 도와주셨다.) 크로스핏 게임은 2007년부터 시작했고요, 그 게임의 예선전이라고 볼 수 있는 오픈이 생긴 건 2011년입니다. 크로스핏 게임은 크로스핏 올림픽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세계 지역별로 기록 승부를 내죠.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정말 목장에서 200명 정도 모여서 게임을 했었는데 크로스핏이 전 세계에 보급되고 참여자 규모가 커지면서 2011년에 오픈이 생겼습니다. 오픈은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예선전 와드가 우리나라 시간을 기준으로 금요일에 발표가 되고 다음주 화요일까지 앱에 기록을 올리면 됩니다. 오픈은 5주간 진행돼요. 한주에 한 기록씩 올리는 방식이죠. 그 기록으로 순위를 매기는 겁니다.

어쩌다 크로스핏을 시작하게 됐나?
여기 코치님들과 크로스핏 체육관을 열기 전부터 함께 운동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제가 허리 디스크로 2년간 운동을 쉬었는데, 운동 안했더니 몸무게가 101kg까지 나가더라고요. 25kg 감량했는데, 안 먹고 뺀 거라 근육이 하나도 없었어요. 안되겠다 싶어 그때부터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크로스핏은 어떤 운동인 것 같나?
조금 닭살 돋게 말해도 되나요? 살아있는 느낌이에요. 힘들잖아요. 심장도 빨리 뛰고, 입에서는 피 맛도 나고. 그런데 그럴 때 살아있다고 느껴요. 또…하나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운동이 아니거든요.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느끼게 하는 운동인 것 같아요.

어떤 사람에게 크로스핏을 추천해주고 싶나?
인터넷으로 보면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분도, 한쪽 팔만 있는 분도 정말 잘하세요. 본인이 생각하기에 의지가 없는 것 같은 분들 혹은 아픈 분들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천천히 하면 재활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저도 허리 디스크 있는데 하고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열정반은 어떻게 들어가는 건가?
(웃으면서) 그냥 친목반이에요. 재미로 하는 거고, 우리만의 특별한 뭔가가 있는 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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