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법철학 연구 주력…교황 베네딕토 16세 저서 최다 번역
 
 
47년 전 우리대학 법학과에 입학 후 반세기를 이곳에서 보냈다. 너무 많은 사연이 겹겹이 쌓여 차마 말로는 다하지 못하겠다는 이. 지난 2월 퇴임한 정종휴 교수(법학전문대학원)를 만났다.

정 교수는 먼저 “전남대와 꽃동네대학교에서 강의를 이어가고 있어 학자로서 생활의 외연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연구년을 보내고 있는 기분이다”고 근황을 전했다. 꽃동네대학교 석좌교수로 부름을 받은 소감도 전했다. “꽃동네 정신은 사랑의 복지 실현이다. 이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사회생활의 기본법인 민법 연구에 주력하며 부수적으로 법철학에 관심을 뒀던 정 교수는 특이한 이력이 있다. 25년에 걸쳐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저서를 6권을 번역했기 때문이다. 그는 “21세기 현인의 지혜를 사회에 알려 인문학적 성찰을 심화하는데 기여했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며 “학자로서 소명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부의 말도 전했다. 정 교수는 우리 대학만의 역량 극대화를 위해 대학 구성원들이 참된 교양인이 되길 바란다. 먼저 그는 한자의 중요성을 이야기 했다. “한자를 익히지 않는 것은 입체적 글자를 평면으로 보는 것이다”며 “한자로 된 국어가 많으므로 한자를 알아야 국어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를 보수-진보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진보로 나누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이 없다. 보수는 지키는 것이고, 반대는 개혁이다. 진보란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고 반대는 퇴보다”며 “보수냐 개혁이냐를 따지고, 그것이 진보 또는 퇴보인지를 따져야 한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법학자로서 소명을 다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예정이다. “자유민주사회가 가져오는 시스템의 문제, 굴곡 현상들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싶다”며 “이를 위해 보다 근원적인 것에 대한 사색과 공부 심화가 필요하다. 내가 속한 전남대와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 은퇴한 학자의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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