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에 새로운 도서관이 생긴다. 올해 설계를 하고 내년부터 공사를 하면, 빠르면 3년 길어야 5년 내에 완공될 예정이다. 1975년에 지어진 백도와 1990년에 지어진 홍도는 국립대 도서관 중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을 정도로 노후하였다. 디지털 도서관이라 부를 도서관을 통해 정보의 저장과 공유에 관한 새로운 흐름에 이제라도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단순히 새 건물이거나, 책의 수장 면적이 늘어나거나가 아닌 우리 대학의 정체성과 미래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회다.
 
도서관은 인류의 지적 성과물의 보전과 전승의 시설이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것이 단순히 책을 넘어서서 디지털 자료로 치환되는 새로운 세태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 디지털 자료는 과거의 책을 보는 방식과는 다른 공유방식이 요구된다. 단순히 책상과 의자가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그 자료를 접할 수 있는 공간구성이 되어야 한다. 외국은 물론 다른 대학에서도 새로운 방식의 도서관이 선을 보였다. 과거의 칙칙한 환경이 아니라 밝고, 깨끗하며, 산뜻한 가구들도 채워져 있다. 가구도 자유롭게 배치되어 있어 이게 우리가 아는 도서관인가 싶을 정도다. 책과의 단선적인 접촉이 아니라 책, 디지털 자료, 그리고 사람 상호간의 교류가 일어날 다양한 공간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찌 보면 새 도서관은 도서관이 아니라 문화공간이며, 그 자체로 휴게공간인데 한편에 책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두 개의 도서관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구분되어 있어 이용에 불편함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셋으로 늘어난다. 합칠 수는 없는 이 셋 사이에 명확한 구분도 있어야 할 것이고, 이 셋의 유기적인 기능의 분리를 통해 전체 도서관의 역량이 극대화되도록 하여야 한다. 혹시 새 도서관이 들어선다고 나머지 둘을 그냥 오래된 서고로나 쓴다면 그건 낭비이며, 도서관을 이용하는 다양한 이용자를 고려할 때 더욱 기존의 도서관의 성격들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 세 도서관을 합쳤을 때, 어디에 내놓아도 좋을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 새로운 도서관이 다양한 학문의 도서를 자유롭게 읽는 곳으로 상정한다면, 홍도는 연구라고 하는 측면이 더욱 특화된 공간으로 구성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도서관의 위치와 형상, 크기가 중요하다. 우리 대학은 용봉관과 백도를 축으로 하여 홍도와 제1학생회관이 봉지를 둘러싸고 있다. 이 공간을 녹지가 둘러싸고, 단과대학들이 배치된 형국이다. 그래서 이 넓은 터는 그냥 큰 광장을 넘어서서 우리 대학의 중심이다. 역사적으로는 더욱 그렇다. 그 한편에 새 도서관이 들어선다는 것은 도서관의 기능이 먼저가 아니라 바로 이 광장의 모양을 완결하고, 더욱 발전시키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새 도서관은 책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니라 사람이 모이는 곳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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