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측성 허위 사실 유포로 피해자 발생하기도
▲ '전남대학교 대나무 숲' 페이지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전남대학교 대나무숲’이나 ‘전남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와 같은 SNS페이지가 인기를 끄는 비결은 익명 제보가 가능하다는 데 있다.


페이지 이용자들은 자신들이 단과대, 학생회를 직접 감시하고, 크고 작은 문제들을 손쉽게 제보해서 문제를 공론화 시킬 수 있다는 점을 익명 페이지의 매력으로 꼽는다. 때문에 페이지의 영향력을 가늠하는 구독자 수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대나무숲’은 11,301명, ‘전남대 대신 전해드립니다’는 12,082명이 구독하고 있다. 이 외에 닉네임으로 활동 가능한 홈페이지 전대광장 회원은 18,606명이다.

하지만 익명으로 운영되는 페이지의 역기능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최근 우리 대학 ‘대나무숲’에서 ‘경제학부 불참비’가 논란이 됐다. 학부 내 몇몇 소모임의 문제가 경제학부 전체 학생회의 문제로 와전되어 확대됐고, 경제학부 학생회는 이유 없이 비난을 당해야 했다. 경영대 ㄱ씨는 “익명성 뒤로 추측성 제보나 의심, 비난이 난무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익명 페이지에 올라온 내용만을 믿고 비난을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익명 페이지가 사생활 침해를 하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얼마 전에 ‘대나무숲’에 “1교시 경영학원론 들으시는 ㄴ씨. 짧은 염색 머리에 분위기 있으시고 자꾸 눈이 가네요. 남자친구 있으실까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관심을 표명하는 글인 듯 보이지만, 상대의 개인정보가 당사자의 동의 없이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간에 버젓이 공개되고 있다.    

‘대나무숲’ 페이지 관리자 김시몬 씨(불어불문·10)는 “제보 받아 게시한 글이 사실과 다르거나 사생활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해당 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 공간의 특성상 한 번 게재됐던 내용은 끊임없이 유포되고, 재생산되어 내용을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     

문현실 심리상담전문가(49)는 “실명제로 운영되는 사이버공간에서는 개인에게 따라올 피해와 사회적 고립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익명 커뮤니티의 경우 자신의 표현을 마음대로 할 수 있으며 사회적 지위 등에 어떠한 피해도 주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익명제를 선호한다”며 개개인이 자율성에 따른 책임감을 갖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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