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의 배차간격 깨지는 것이 이유”

광주 남구 백운동에 사는 ㄱ 씨의 아침은 정신이 없다. 출근하는 직장인들과 등교하는 중‧고등학생들로 가득한 버스에 몸을 싣는 그의 통학 길은 마치 대란을 방불케 한다. 버스에 사람이 너무 많아 타지 못할 경우, 지각을 할 때면 버스기사가 야속할 뿐이다. 특히 학교까지 오는 지하철 노선도 없으니 아침 통학 버스는 항상 만원이다.

20대 연구소에서 조사한 ‘수도권 거주 대학생 통학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하루 평균 왕복 통학시간은 135.6분이고 비용은 4,830원이 소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5.6분은 영화 1편, 4,830은 카페음료 가격과 맞먹는 수준이다.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통학을 하는 요일은 목요일이며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통학 시간은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다.

장거리에도 불구하고 대학생들이 통학을 하게 되는 이유는 자취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ㄱ 씨는 “기숙사를 떨어지면 자취를 할 수 밖에 없는데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고 학생과 부모님이 생각하는 통학 가능한 거리도 달라 설득이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의 통학대란, 이유는 무엇일까. 이시복 교수(영산대·교통공학)는 “대중교통은 규칙적인 배차간격과 노선이 체계적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시간에 많은 도시인들이 특정 지역으로 몰려 배차간격도 깨지고 ‘만원버스’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로교통상 혼잡의 이유로 규칙성을 유지하려는 대중교통의 ‘정시성’이 깨지게 되는 것이다”고 밝혔다.

우리 대학에서 학생들의 통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통학버스의 노선은 총 3개다. 양동주공 아파트에서 출발하는 ‘터미널 순환 노선’과 청담 월계중에서 출발하는 ‘청담방면 노선’ 그리고 광주캠퍼스와 여수캠퍼스를 잇는 통학버스까지. ‘터미널 순환 노선’의 경우 버스 2대, ‘청담 방면 노선’은 버스 1대가 오전에 운행되고 있지만 수요가 많다보니 첫 정류장을 제외하고는 다음 정류장에서 학생들을 태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 우리 대학 홈페이지에서도 ‘승차인원이 직전 승강장에서 만원이 될 경우 다음 승강장을 정차하지 않고 통과하니 대중교통 이용 바란다’는 공지상항이 있을 정도다. 본부 관계자는 “학교의 재정여건상으로는 통학버스를 늘리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빠르고 복잡하고 매일 반복되는 현대사회의 하루에서 여유는 어떻게 찾아야 할까. 통학 시 느끼는 무기력함에 대해 박구용 교수(철학)는 “개인적인 취미를 통해 휴식을 갖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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