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같은 수강신청, 정신없는 개강주, 이따금 손에 잡히지 않는 펜으로 고통 받지 않았나요? 잠시 마음의 안정을 찾으러 담양으로 쓱~ 가보는 건 어떤가요? <전대신문>은 지난 12일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담양으로 떠났습니다.
 
아침 10시. 전대사거리정류장에서 담양으로 가는 농어촌버스 311번을 탔다. 요금은 2,500원. 30분 정도 가면 담양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리자 웅장한 노목들이 영산강 줄기를 따라 늘어져있다. 바로 ‘관방제림’에 도착한 것이다. 가장 먼저 찾은 이곳은 과거 조선시대 해마다 홍수를 겪었던 곳이다. 인조는 이를 막기 위해 제방을 설치했고 그 위에 여러 나무를 2km에 걸쳐 심었다. 아마 30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 후손들이 이곳을 즐기러 올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터벅터벅 길을 따라 걷다보니 봄을 알리는 새싹들이 펴있었다. 아직 밖은 쌀쌀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싹들을 보니 왠지 주변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영산강을 끼고 있는 대나무평상에 앉아 고소한 국수를 먹어보자.

아침을 챙겨먹고 나오지 않은 필자는 고소한 국수냄새에 자연스레 이끌려갔다. 냄새를 쫓아가보니 관방제림 옆으로 국수가게가 즐비했다. 알고 보니 ‘국수거리’라고 담양의 명소중 하나라고 한다. 할머니의 오래된 노하우로 만든 육수와 손맛이 깃든 면발은 맛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배가 채워지자 다시 길을 따라 올라갔다. 관방제림의 끝에 도달하니 메타세콰이어 나무들이 늘어져 있다. 그 유명한 ‘메타세콰이어길’이다. 이곳에도 봄이 찾아왔다. 겨울 내내 앙상했던 가지들은 녹색 움들이 트고 있었고. 사계절마다 가지각색의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는 이 길 한 가운데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추억을 남긴다.
 파스텔톤의 아름다운 골목의 모습.

좀 더 걸으니 주황색 지붕과 하얀색 건물 그리고 유럽풍의 조각상들로 꾸며져 있는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메타프로방스’다. 메타세콰이어의 ‘메타’와 프랑스 휴양도시 ‘프로방스’를 합친 메타프로방스는 마치 필자가 유럽에 찾아간 것처럼 이색적인 느낌을 준다.

 죽녹원 안에서 음이온을 만끽하는 지용준 객원기자의 모습.

담양의 관광명소들을 돌아다니다 보니 벌써 해가 지려고 하자 서둘러 ‘죽녹원’으로 몸을 옮겼다. ‘사각사각~’. 죽녹원 입구부터 길을 걸을 때 마다 바람에 대나무 잎이 서로 얽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소리가 상쾌하다. 대나무들은 언제 겨울이 있었냐는 듯 푸르렀다. 걸으면 걸을수록 잡념은 사라지고 눈은 맑아졌다. 이는 ‘공기 중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음이온 덕분이다. 아마 국내 어느 곳을 가더라도 이만큼 몸과 마음을 아름답게 해줄 곳은 없을 것 같다.


모든 여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에 앉아 시계를 보니 오후 7시. 알차고도 아쉬운 하루가 벌써 지나갔다. 여행 속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은 당연한 것! 올해 담양에서 얻은 색색의 봄기운을 앉고 아름다운 시작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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