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라는 공간에 의지하지 않고 무언가 혼자 해야 할 시점인 것 같아요.”

조은별 씨(철학·11)는 철학과에서 학과생활을 마치고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조 씨는 “고등학교 시절 대안학교에서 처음 접한 철학 수업은 전공을 선택하고 철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철학을 공부하면서 ‘즐겁고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것과 고통 받고 불합리한 일이 계속 일어나는 것, 이 둘 사이에서 생겨나는 괴리를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이제 대학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게 된 그는 고민에 그치지 않고 직접 행동해보려 한다. 그는 “문제를 모른 척 하기보다 가까이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행동하면 괴리가 조금씩 좁혀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학생활 중 가장 인상 깊게 기억하는 것은 ‘소수의 용기’였다. 조 씨는 “강압적인 대학문화, 비민주적인 글로벌커뮤니케이션잉글리쉬(글커잉) 제도 등이 문제를 비판하는 소수 학생들에 의해 공론화가 되었다”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직접 행동하지 못하고 체제에 순응하는 편이었던 내게 귀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새내기 때로 돌아간다면 혼자서는 엄두도 못 내겠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직접 실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커잉을 반대하는 백지투쟁, 인디밴드 퍼포먼스 등의 독특한 방식을 모아 문제를 공론화하고 직접 행동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소수의 용기’를 본 것이다.
 
조 씨는 자신이 고교시절 철학 수업을 통해 느낀 것을 학교 밖 청소년 또는 비제도권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싶은 소망을 내비추기도 했다. 또한 주입식 위주의 교육만 이루어져 철학이 끼어들 틈이 없는 교육제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한창 배워가는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수업과 교육 여건을 많이 만들어 줘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서 선행되고 있는 철학 교육제도를 어떻게 학교 현장에서 접목할 수 있을까’하고 고민하고 있다.
 
학과 부회장부터 영화 동아리까지 다양한 활동을 했던 조 씨는 마지막으로 “사회문제를 관심 있게 바라보면서 일상 속의 괴리를 좁혀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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