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예로운 박사, 석사, 학사 학위를 받는 4,048명의 졸업생 여러분!

33만 동문과 재학생, 그리고 교직원이 한마음으로 졸업을 축하합니다. 아울러 정성과 사랑으로 돌보아주시고, 이끌어주신 부모님과 교수님, 직원 선생님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졸업은 또 하나의 시작입니다. 오늘 교문을 나서는 이 순간이 여러분 인생의 새로운 출발입니다. 신영복 선생은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졸업도 그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대학을 졸업하는 것은 어떤 ‘처음’보다도 더 중요한 ‘시작’입니다. 부모의 품과 학교의 울타리를 벗어나 독립적인 자아(自我)를 실현해가는 첫 걸음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이처럼 소중한 시작을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러분은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 이상 이곳 전남대학교에서 진리를 탐구하고, 인격을 연마하였습니다. 미래 창조의 기틀이 될 지식을 쌓았고,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혔습니다. 이제 그 배움의 결실을 소중하게 사용해야 할 차례입니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새로운 지식을 창조해내고, 개개인의 삶의 질과 공동체의 가치를 한 단계 높여줄 때 배움의 즐거움은 배가됩니다. 전남대학교가 지금껏 학문의 전당으로서 소임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배움의 참 가치를 실천한 졸업생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오늘부터는 여러분이 그 소임을 맡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

남북분단으로부터 잉태된 온갖 갈등과 모순이 한국사회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습니다. 불확실성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고, 선과 악의 경계가 희미해져 가고 있습니다. 부의 세습과 양극화는 젊은이들의 희망을 빼앗아갔습니다.

여러분은 이처럼 험난한 세상을 마주해야 합니다.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거친 파도를 헤쳐가야 합니다. 오늘의 졸업식이 성취의 기쁨을 누리는 무대인 동시에 엄중한 다짐의 자리가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뒤틀리고 비뚤어진 사회를 바로세우는 것은 지성인의 몫입니다. 사회가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디지만 한 걸음이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 지성인의 책임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졸업생 여러분!

21세기 지식정보사회는 무한한 창의력을 요구합니다. 창의력은 속도가 지배하는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요소입니다. 지식과 정보의 창조가 사회의 발전을 이끌고 경제적 부를 창출합니다. 여러분은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도전적인 크리에이터(creator)가 되어야 합니다.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과 호기심, 그리고 이를 바꾸려는 모험심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원래 그런 것, 그리고 원래 그래야 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현실에 만족하고 작은 기득권에 자신을 가둬버리는 어리석음을 경계해야 합니다. 공룡은 한때 세상을 지배했지만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현실에 안주해 변화를 외면한 결과입니다.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은 “세상에 살아남는 종(種)은 힘이 센 종도, 머리가 좋은 종도 아니고, 변화하는 종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자신만의 철학과 삶의 원칙은 확고하게 지켜나가되, 도전을 통해 변화하고 발전해 나가길 바랍니다.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학습이 필요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밑거름 삼아 새로운 능력과 지혜를 지속적으로 확대재생산해야 강력한 경쟁사회의 도전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신영복 선생이 20년을 감옥에서 지내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원동력이 ‘깨달음과 공부’였다는 교훈을 가슴에 깊이 새기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관리해야 합니다. 시간은 많은 것 같지만 찰나에 불과합니다. 시간이 많다고 느끼는 순간, 게으름이 찾아오고 기회는 떠나고 맙니다. 시간을 잘 관리하고, 소유한 사람들이 성공에 빨리 도달합니다. 알리기에리 단테(Alighieri Dante)는 “오늘이라는 날은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은 “가장 어리석고 못난 변명은 시간이 없다는 것”이라고 충고하였습니다. 시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선인들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졸업을 축하하며, 여러분 모두의 앞날에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2016년 2월 26일
전남대학교 총장 지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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