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이다.

2016년 드디어 새로운 학기가 시작됐고, 하나 더 높은 학년으로 진급했다. 16학번 신입생들은 대학에 첫 발을 내딛은 해일 것이다. 이들도 새로운 사회에서 삶을 새로 써 나가는 준비 중일 것이다. 허나 마냥 즐거워하기에는 우리들의 삶은 모순덩어리다. 민주주의를 최고의 가치로 기르는 대학 어딘 가에서는 불참비를 걷고, 군대식 기합을 주고 있다. 새로운 삶을 꿈꾸는 후배들, 그들의 더 나은 대학생활 위해 한 일이라고는 난 글 몇 줄밖에 쓴 것이 없다.

새로운 삶을 생각하고자 하니 또 떠오르는 것이 있다. 아마도 2년 전 그 참사만 아니었으면 그들이 꼭 대학생이 됐을 해다. 꼭 그 학생들이 성인이 된 해, 대학생활의 부푼 꿈을 꾸고 있을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그려진다. 참 많이 분노하고 슬퍼했던 난 현재 그들을 위해 잊지 않는 것밖에 할 수 없다. 아니 기억하고 생각하고 슬퍼하고 다른 점이 더 있다면 기록할 수 있는 것, 

‘당신은 무엇을 할텐가’하고 묻는다면 나는 사람들의 삶을 열심히 ‘듣는 것’라고 답할 테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자만에 빠지지 않을게다. 글을 쓰는 펜을 나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을게다. 당신의 삶을 들을게다. 오늘도 살아있는 역사와 일어나는 모든 일과 사람들의 사상을 기록해야 한다는 두려움과 무거움 앞에 나는 다짐했다.

필자에겐 대단한 저널리즘은 없다. 미안하게도 난 투철한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다. 가장 낮은 자세로 바닥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진심을 담아 듣는 것. 나는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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