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혜빈, 천성순 씨
“말도 안 되는 한일협상, 대학생이 할 일은 없을까 고민했어요.”

유독 추웠던 올 겨울, 우리 대학 후문에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님들을 위해 서명운동을 하는 학생들이 있다. 어쩌면 봄이 오는 길목에 그들이 있었을지도. 그들은 ‘대학생 소녀상을 지켜줘’의 대표 이혜빈 씨(경제·13)와 회원 천성순 씨(바이오에너지공학·14)다.

그들이 ‘대학생 소녀상을 지켜줘’ 활동을 한지는 3개월 남짓. 이 씨는 “사실 처음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며 “한일협상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이 문제는 어린 소녀들이 느낀 공포와 슬픔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소녀상을 지켜줘’는 회원 5명 남짓으로 구성되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님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행동할 뿐이다. 주로 ‘수요집회’에 참가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공연과 노래개사, 광주 곳곳에서 서명운동을 한다. 천 씨는 “배우는 대학생의 입장으로 당시 일본의 만행이 얼마나 왜 나쁜 짓인지 이제는 알아야 할 때다”고 전했다.

활동을 하면서 사실 추웠던 때보다 고마움으로 따뜻했던 순간들이 많다. 천 씨는 “서명운동을 할 때 한 고등학생이 응원을 해준 적이 있다”며 “일을 하면서 얻어가는 가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그들에게 힘을 주는 존재는 자신들보다 어린 고등학생부터 어른들까지 다양하다. 이 씨는 “한 아주머니는 ‘어른들이 나서지 못하는 일을 해줘서 고마워요’라는 쪽지를 전해주기도 했다”며 “90세가 넘는 나이의 할머님들도 운동하시는데 고작 서명운동을 했다고 칭찬을 받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들이 뽑는 한일협상의 가장 큰 문제는 피해 ‘당사자’가 협상과정에서 빠져다는 것이다. 천 씨는 “한일협상은 가장 큰 피해자인 할머님들 없이 양국의 이해관계로 합의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한일협상 후, 더 이상 ‘일본군 위안부’문제에 대한 올바른 역사 인식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씨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으로도 사회를 바꾸는 큰 움직임이 될 것이다”며 “사회문제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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