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편집장이 되어 신문사를 이끌어야 할 줄 꿈에도 몰랐다. 생각하지 못했던 자리는 고통으로 다가왔다. 제작기간에 나를 괴롭히는 것들이 많았다. 잠수를 탄 기자부터 기사를 못 쓰겠다고 말하는 기자까지. 한번은 올 한해 잘 이끌 수 있겠다 싶다가도 무력감에 빠지는 일도 다반사였다. 지난 2주 동안 이 자리에서 견디어 내야하는 것들을 느끼기에 충분한 시간을 보냈다.

<전대신문>의 무게와 의미는 학생기자로 살았던 지난 2년보다 편집장으로서 신년호를 제작한 지난 2주 동안 더 확실히 느껴졌다. 기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기사는 왜 써야하는지, 신문은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 후배들과의 소통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수많은 고민이 꼬리를 물고 나를 괴롭혔다.

6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전대신문>을 이끌 수 있는 각오가 나에겐 아직 없다. 부끄럽지 않도록 학생들에게 좋은 기사를 전달할 용기도 아직 없다. 남아있는 기자들에게 더 좋은 환경의 신문사를 만들 것이라고 장담도 못하겠다. 고백하건데 신년호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더 이상 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한 가지 약속은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을 끊임없는 고민을 통해 기록할 것이다. 우여곡절 2016년의 첫 신문이 발행되었고 나는 아직 여기 남아 있다. 부족한 나를 믿고 끝까지 남아있는 고마운 몇 안 되는 기자들, 그들과 2016년의 <전대신문>을 완성할 수 있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