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는 써야 제 맛’이라는 말도 이제는 옛말이다.

대학가에는 달콤한 소주열풍이 한창이다. 테이블에는 소주하면 생각났던 초록색 병뚜껑 외에 알록달록한 술병들로 가득 채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난 3월 롯데칠성음료에서 출시한 유자맛 ‘순하리 처음처럼’을 시작으로 시중에서는 ▲유자 ▲블루베리 ▲석류 ▲자몽 ▲청포도 ▲복숭아 ▲파인애플 등 20여종의 과일소주를 맛볼 수 있다. 김진유 씨(경제·15)는 “예전 소주와는 다르게 과일소주는 다양한 맛을 자신의 기호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도수가 낮아 예전보다 늦게 취해서 술도 천천히 마시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저도수 소주(알코올 16% 이하)와 과일소주가 유행하게 된 이유로 신지원 교수(사회)는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소주문화를 꼽았다. 그는 “지금은 과하게 취하려는 강한 술 보다는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천천히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세대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류시장도 다양한 맛의 과일소주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좋은데이’를 출시한 주류회사 무학의 관계자는 “과일소주는 여성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달콤한 저도수 소주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며 “대학생들에게 ‘소주한잔 하자’라는 말이 예전보다 거부감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탄산소주까지 등장했다. 탄산이 함유된 ‘부라더 소다’를 출시한 주류회사 보해양조의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저도수 소주와 과일소주 음주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실시한 설문조사(2015)에 따르면 응답자 270명 중 23%(62명)는 저도수 소주 등장 이후 음주량이 ‘약간 늘었다’, 14.4%(39명)는 ‘많이 늘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의 42%가 ‘저도수 소주를 마신 뒤 음주량이 늘었다’고 답해 남성(34%)보다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소연 씨(해양기술·15)는 “소주에 비해 쓴 맛이 덜하고 도수도 낮아서 술을 못하는 사람도 마시기 편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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