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은 정해져 있어,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정부 하는 짓이 딱 ‘답정너’ 짓이다. 고구마 100개 먹은 듯 답답함이 밀려온다. ‘논리’따위는 필요 없다. 정해진 답, 정부의 가치관에 맞는 퍼즐을 끼워 넣기만 하면 된다. 되는대로 막 가져다 끼우다 보니 말도 안 되는 조각들이 대부분이다. 정부의 지나친 확신에서 ‘파시즘’의 냄새가 난다.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가 풍기던 네오나치 냄새와는 급이 다른 구린내다.

‘먹고사니즘’은 명백한 문제인 것을 눈감고 지나치는 것에 대한 꽤나 튼튼한 자기방패역할을 해왔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취업이 안 되는 판국에 저런데 관심가질 시간이 어디 있나’ 하는 말에도 ‘그래’하며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먹고사니즘’에 매몰되어있는 분위기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경쟁하는 개인으로 홀로 서있을 뿐이다. 이젠 대놓고 다름을 틀림으로 규정한다.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종북좌파다. 애꿎은 종북좌파만 자꾸 소환된다.

역사학자 전우용은 ‘연대’를 죄악시하는 것이 파시즘의 근본적인 특징이라고 했다. 국가와 무관한 다른 차원에서의 연대, 예컨대 노동조합, 사회단체, 시민단체를 만드는 것을 불온한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조금 더 좋은 수저 하나 손에 쥐는 것? 누가 이 노력에 손가락질을 할 수 있겠나. 하지만 그것만 해서는 안 된다.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하다. 함께 고민한다면 길이 보일 것이다. 우리의 고민과 행동만이 퇴보하는 역사가 다시 나아갈 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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