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처럼 외우고 문제 푸는 게 당연했던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대학에서의 배움은 조금 다를 거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우리는 대학교에서도 여전히 주어진 자료를 달달 외워서 시험을 치르고, 교수님의 성향에 맞춰 답안을 작성한다.

오직 시험 점수를 잘 받기 위한 임기응변식 단순 암기는 시험이 끝나면 빠르게 잊혀 진다. 학점과 스펙을 위해서 우리는 매 학기 시험을 치르지만 우리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지식은 얼마나 될까. 실제로는 책상에 앉아서 외운 이론보다 직접 적용하여 실습해보는 편이 훨씬 강렬하게 기억된다.

시험은 학생들의 다양성을 존중해주지 않는다. 프레젠테이션 발표 능력이 뛰어난 학생도, 대외활동을 통해 풍부한 경험을 쌓은 학생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잘 내는 학생도 단순 암기식 시험 앞에서는 인정받지 못한다. 암기력이 뛰어난 학생은 좋은 학점을 받고 그렇지 못한 학생은 배의 노력을 들여야 한다.

시험제도는 학생들의 진리 탐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편하게 관리하고 평가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느껴진다. 수업시간에 교수님과 학생 사이에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면 굳이 종이로 테스트하지 않더라도 학생의 이해도를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시험보다 전공 관련 분야의 독서활동, 실습과 같은 다양한 체험활동의 비중을 늘린다면 전남대가 목표로 하는 인류와 국가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유능한 지도적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당장 시험제도가 폐지되기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많겠지만, 시험제도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말고 학생들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인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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