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지 공사가 시작되면서 그 안에 살고 있던 생물들은 어디로 갔을까. 우선 거북이와 물고기는 봉지로 자리를 옮겼다. 그렇다면 오리와 다른 새들은 어디로 날아갔을까.

김종영 농업실습교육원 조경팀장은 이들의 행방을 알고 있다. 그는 “오리 세 마리 중 한 마리는 다른 동물의 습격으로 물려 죽었다”며 “나머지 두 마리는 농생대 인근 동물사육사로 옮겨져 닭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 한 마리는 다른 동물의 습격으로 다리를 다친 상태다. 공사가 끝나면 이들은 다시 용지로 돌아가겠지만 이제 더 이상 오리 3인방은 볼 수 없게 되었다.

용지를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오리 말고 다른 새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부일처제 동물로 알려진 원앙은 새끼 네 마리와 함께 용지에서 살고 있었다. 하지만 수련이 용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김 팀장은 “수련 때문에 움직일 수 없었던 원앙 식구들은 먹이를 찾기 위해 물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어린 새끼들은 맹금류나 개나 고양이의 표적이 되기 충분했다. 그렇게 원앙 부부는 새끼 세 마리를 잃었다. 그날 이후 자취를 감춘 그들을 다시 만나 볼 수 있었던 곳은 수목원 이었다. 현재 원앙 부부와 새끼 한 마리는 수목원에서 아픈 가족사를 뒤로 한 채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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