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이 켜질 무렵 오후 7시, 정문 치킨거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인문학 강의가 한참이다. 바로 카페 ‘노블’의 이사장 명혜영 씨의 일본문학 강의이다. 문학을 전공한 명 씨는 일본소설 ‘금각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요일마다 한국문학, 중국역사, 철학 등 다양한 주제로 강의가 있다”고 말했다. 카페 관리는 사무국장 신우진 씨가 맡고 있다. 그는 “음식도 만들고 홍보도 발로 뛰고 있다”며 “학생은 4주 완성의 강좌를 만원에 수강할 수 있다”고 전했다.  

때로는 작은 관심의 시작이 큰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는데 그들은 변화의 시작이 인문학이라 말한다. 명 씨는 “우울증에 힘들어 하던 친구가 기억에 남는다”며 “다양한 사람들과 인문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즐기면서 많이 나아졌다”고 밝혔다. 생각하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위기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이 된 것이다. 신 씨는 “주입식 교육에 길들어진 학생들에게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다”고 말했다. 

사실 명 씨는 우리 대학에서 일본문화에 대한 강의를 하던 교수였다. 하지만 문득 인문학 교육이 학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에 의문을 가졌다. 대학 밖에서도 인문학이 공유되길 바란 것이다. 그는 ‘광주시민인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모았다. 모임에 참여한 몇몇 교수들은 재능기부를 통해 강의를 하기도 했다. 신 씨는 “올해 1월 카페 ‘노블’이 생기면서 강의실 형태가 아닌 일상적인 공간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인문학을 공부할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카페의 목적이 상업적 수익이 아니기 때문에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명 씨는 “가게 운영에 필요한 경제적 노하우나 방법을 배운 적이 없어 어려웠다”며 “협동조합을 결성하여 조합비와 후원금 그리고 카페 수익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흑자는 아닐지라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소박한 카페가 완성됐다.
마지막으로 신 씨는 “전남대학교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만큼 학생들이 많이 참여해 인문학의 매력을 알기 바란다”며 “카페에 시선하고 맛있는 음식들도 많다”고 전했다. ‘노블’ 카페의 인문학을 경험하고 싶다면 언제나 환영이다. 그들의 열정 가득한 인문학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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