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화=최윤정(일러스트레이터)
‘더 쉽게, 더 빠르게, 더 짧게’. 스마트폰으로 인해 대학생의 삶이 변화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스마트폰 보급 확산과 세대 간 미디어 이용 특징 변화’(2015)에 따르면 20대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97.2%로 전 연령 중 가장 높았다. 스마트폰이 일상생활에서 필수매체라고 응답한 20대는 69%였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우리 문화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스낵컬처, 한 손으로 즐기는 새로운 볼거리

인터넷 문화를 대표하는 단어는 ‘스낵컬처’다. 스낵컬처는 30초~15분 내외의 짧은 영상에 정보를 담는 미디어를 지칭하는 것이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스낵’에서 따온 명칭이다.

스낵컬처의 대표주자로는 인터넷 개인방송을 꼽을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동영상 생산과 소비 방법이 간단해지면서 인터넷 개인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정협 씨(환경공학·10)는 “스마트폰으로 시간이 남을 때 인터넷 개인방송을 자주 본다.”며 “VJ가 내 채팅내용을 읽으며 실시간으로 소통할 때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실시간 방송,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한 쌍방향적 매체라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진지하거나 심각한 주제보다는 게임, 먹방, 쿡방, 톡방 등 가볍고 다양하면서도 일상적인 컨텐츠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한 공중파 방송에서도 인터넷 개인 방송 컨셉을 그대로 본 뜬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균수 교수(신문방송)는 “1인 미디어 환경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식사 후, 이동 시간 등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공략한 웹드라마도 출연했다. 포털이나 SNS, 유투브 업로드 목적으로 제작한다. 현재 포털에 제공되고 있는 인기 있는 웹드라마는 보통 10분 내외다. 지난 5월 포털에 업로드 된 웹드라마 ‘우리 옆집에 엑소(EXO)가 산다’는 조회수 5천만 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맞춤형 뉴스도 등장했다. 낱장의 이미지에 정보를 짧게 정리해 보도하는 ‘카드뉴스’가 그것이다. 카드 몇 장만 읽으면 핵심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카드뉴스는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현재는 주요 일간지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보기 쉬운 카드뉴스를 주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손지은 오마이뉴스 기자는 “카드뉴스는 스마트폰에 최적화 된 새로운 뉴스형태이다”며 “사진과 짧은 텍스트를 합쳐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내용을 전달해 기사 가독률을 높인 것이다”고 말했다. 카드뉴스가 스마트폰으로 달라진 정보 소비 형태를 대표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다는 것이다. 짧고, 자극적이고, 쉬운 문화를 선호하는 스마트폰 문화로 인해 긴 글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미디어 뿐 만 아니라 우리 삶에도 많은 변화를 줬다. 배달 어플, 모바일 결제에 이어 콜택시 어플도 등장했고 오프라인 매장의 옷을 쇼핑하는 서비스까지 제공되고 있다. 스마트 모바일 플랫폼은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김혜성 씨(경영·08)는 “배달 어플로 음식을 자주 시켜먹는다”며 “스마트폰으로 인해 삶이 더욱 편리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대, 정보의 홍수 속에 옥석 찾는 방법은

그렇다면 스마트폰 덕분에 우리는 정말 똑똑해졌을까.

언론진흥재단 ‘2014년 인터넷 뉴스 이용방법’ 결과에 따르면 포털사이트 메인페이지의 뉴스 제목이나 사진을 보고 뉴스를 클릭한다’가 88%로 나타났다.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오른 인물이나 사건에 관련된 뉴스를 본다는 응답도 75%였다. 현재 PC로 포털에 접속하면 한 언론사의 기사를 선택해 볼 수 있지만, 스마트폰으로 접속 시 다양한 언론사의 기사를 한 곳에 모아놓아 특정 언론사의 기사를 읽는게 어렵다. 또한 편하고 쉽게 접속 가능한 스마트폰의 특성으로 인해 인터넷 기사의 이용률이 증가하면서 현재 포털은 그야말로 ‘정보 독점 제공자’로 성장했다.

포털이 정보 독점 제공자가 되어 언론사의 인터넷 기사를 포털 첫 화면에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때문에 정작 중요한 정보를 놓치거나 간과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서은상 씨(기계공학·15)는 “스마트폰으로 포털에서 인터넷 뉴스를 주로 접한다”며 “일반적으로 포털에 오른 기사는 중요한 정보라고 생각하며 보게 되는데 실상 별 내용 없는 기사도 자주 봤다”고 말했다.

조회수를 높이기 위한 질 낮은 기사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제기된다. 이른바 ‘복사해서 붙여 쓰기’, ‘어뷰징’ 기사들이다. 김 교수는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베껴 쓴 기사와 자극적인 제목의 낚시 기사가 포털에 많다”며 “인터넷 뉴스가 소비자들에게 정보의 다양성을 제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훼손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의 선택이 간편한 스마트폰의 특징이 ‘좋은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스마트폰은 비선형적으로 정보를 전달한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읽을 경우 광고, 자극적인 기사 등으로 인해 정작 필요한 정보는 얻지 못하고 엉뚱한 정보를 ‘서핑’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오히려 편중되고 파편화 된 정보를 소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으로 인해 왜곡된 언론 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해 최근에는 ‘슬로우 뉴스’ 플랫폼이 대안으로 나오고 있다. 슬로우 뉴스란 기자가 시간을 들여 취재한 정확하고 확실한 정보를 소비하는 문화를 말한다. 또 개개인의 미디어 이용능력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인식이 공감을 얻고 있다.

미디어는 자신의 사용여부에 따라 유용한 도구가 되거나 흉기가 된다. 김 교수는 “올바른 정보를 얻기 위해 전문 교육을 받은 기자의 질 좋은 기사를 찾아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며 “개개인의 미디어 이용능력을 높여 현명한 스마트폰 이용자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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