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 2주차다.

휴학했다고 하니 여기저기서 “휴학하고 뭐 할 거야?”라고 물어온다. 그러면 자동응답기처럼 “쉬면서 토플 공부 좀 하려고”라고 답한다. ‘토플 공부’는 내 휴학의 합당한 명분이 돼주고 있다. “그냥 좀 쉬려고”라고 답하면 의아해하는 눈길이 뒤따른다.

한 친구는 내게 “요즘은 휴학하는 동안 자격증 준비나 취업을 위한 활동을 안 하면 뒤처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맞다. 입학하면서부터 취업준비를 해나가는 상황에서 진짜 학업을 잠시 쉬기 위한 휴학은 사치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살아갈 수많은 시간 중 단 4개월 남짓의 시간도 나를 위해 쓰는 것에 주저해야 하는 분위기가 참 슬프다.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은 우리에게 허락되지 않는다. 남들 다 하는 것 준비하면서 그렇게 어딘가를 향해 4년을 떠밀려간다. 어디로 가는지는 스스로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내 시간이 생기니 평소에 고민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할 시간이 생겼다. 대학 입학 후 보낸 지난 5학기를 돌아보며 남은 학기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계획도 달라졌다. 그동안 나름 잘 해오고 있다고 판단했던 나를 반성하게 된다. 남은 시간도 진짜 내가 원하는 삶에 가까워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데 쓸 것이다.

당당하게 휴학하자. 우리에게는 잠시 멈춰서 ‘도대체 내가 어느 길로 가고 있는지, 가야 하는지’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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