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이야기가 숨쉬는 ‘함께 해’입니다.”

대학생의 주거 환경에 문제를 느낀 김지형 씨(독어독문·06)는 올 여름 셰어하우스 ‘함께해’ 1호점을 시작했다. ‘함께해’의 위치는 정문에서 5분 거리의 골목. 다양한 사람과 함께 서로의 삶을 배울 수 있는 것은 덤이다. 그의 목표는 여러 나라의 문화가 넘치는 ‘문화방’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한 곳은 인도방, 또 한 곳은 일본방 같은 이름으로 다양한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집을 꿈꾼다”며 웃음 지었다.

셰어하우스는 집을 임대하고 이를 다시 주거소외계층 다수에게 저렴한 월세로 내어주는 사업이다. 실제 ‘함께해’에서는 4명이 1인당 약 월 25만원을 내면 살 수 있다. 특히 김 씨는 여러 사람과 ‘인문학’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집을 꿈꿨다. 그 꿈은 40이 넘은 나이에 진학한 대학을 다니며 더 확실해 졌다. 그는 “손바닥만 한 고시원에, 나을 것 없는 원룸의 비싼 월세가 대학생의 현실이다”며 “고시원에 살면서 인문학은커녕 삼시세끼 잘 챙겨먹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시간은 김 씨의 꿈을 기다려 주지 않았다. 생각해 놓았던 후문의 외진 골목은 어느새 상업화가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화려한 네온사인이 반짝였고 회색 벽의 원룸이 층층이 쌓여갔다. 그는 “후문은 너무나 시끄럽고 복잡해졌다”며 “아늑한 곳을 생각했던 나의 철학과 맞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가 찾은 대안은 가로수 길이 뻗어진 정문이다. 교통편도 좋으며 바로 앞 캠퍼스의 자연과 또 저렴한 커피도 널렸으니 말이다.

 ‘함께해’ 1호점의 벽지 무늬, 화분, 타일 하나하나 김 씨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담겼다. 가구 역시 친환경 소재를 이용했다. 주거난을 겪는 대학생들이 인간적인 환경에서 살길 바랐던 그의 생각이다. 20대 부터 꿈꿔온 만학도의 셰어하우스. 자금을 모으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는 “부족한 돈은 직접 아르바이트를 통해 꾸려나갔다”며 “셰어하우스를 위한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살고 있던 집을 팔기도 했다”고 밝혔다.

평생을 다르게 자라온 사람들이 부대끼며 산다는 것.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김 씨는 갈등 또한 청춘들의 성장과정이라 말한다. 그의 셰어하우스 ‘함께해’에 살고 싶다면 언제든지 연락하길. 모집은 진행 중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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