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덕순 여수캠퍼스 청소노동자 지회장의 모습.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죠”

1년 약 2.8톤, 하루 76kg의 폐지를 팔아 폐지장학금을 조성해 대학발전기금 400만원을 쾌척한 이들이 있다. 그들은 여수캠퍼스(여캠) 청소노동자들이다.

폐지장학금은 청소노동자에 대한 대학의 처우개선 덕분에 시작됐다. 오덕순 여캠 청소노동자 지회장(53)은 “대학 측에서 미화원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과 냉장고 밑 선풍기를 설치해 주었다”며 “청소노동자들도 대학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서 폐지를 모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여캠 청소노동자들은 이 1년간 폐지를 팔아서 마련한 돈은 200만원. 거기에다가 대학에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에게 지급한 위로금을 보탰다. 오 지회장은 “학교에서 지급된 위로금중 5만원 씩 모아 200만원과 폐지 200만원을 더해 총 400만원을 폐지장학금으로 기부했다”고 전했다.

폐지는 1kg당 약 70원의 값으로 매겨 돈 모으기 또한 쉽지 않았다. 오 지회장은 “폐지 모은 양에 비해 값이 안 나가서 힘들었다”며 “착실히 1년동안 폐지를 약 2.8톤 모아 다행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뜻을 같이해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이어 감사의 말을 전했다.

폐지장학금을 모으면서 여캠 청소노동자들은 재미난 습관이 생겼다. 오 지회장은 “예전 같은 경우에는 묶어서 버릴 폐지들도 건물 한편에 모아둔다”며 “집에서 보는 신문도 가져와서 모아 두고 아파트에서 누군가 묶어서 버린 폐지와 종이들도 가져오기도 한다”고 웃음을 자아냈다.

오 지회장은 미화원 신분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청소노동자 들도 이번 기부를 통해 대학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번에 기부한 폐지장학금이 집안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오 지회장은 “여캠 청소노동자들과 다시 한 번 폐지 장학금을 기부할 예정이다”며 “5년 동안 1000만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 폐지장학금을 기부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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