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주어지는 학번은 자신이 입학한 연도를 나타내는 숫자와 그 숫자 뒤에 무작위로 부여되는 네 자릿수의 코드로 이루어져 있다. 학번은 “나이 주의에 따라 학생들의 서열화를 조장한다.”라는 식의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 나도 이러한 부분에 전혀 동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문제는 근본적으로 학번제도 자체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일부 학생들의 나이 주의와 권위주의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학번 자체를 제쳐놓더라도 학번 뒤에 붙은 코드는 학사업무를 처리하는 데 매우 효율적이다. 학교에서 행정업무를 처리할 때 학생들의 학과, 입학연도, 그리고 동명이인이 있는지를 확인해서 행정을 처리하는 것 보다는 개인에게 부여된 코드를 통해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효율적이다. 또한, 학번 뒤에 붙은 코드는 행정오류를 크게 줄여 줄 수 있다. 학번코드가 없는 경우에는 같은 학과에 동명이인이 있다면 장학금 지급이나 학점부여와 같은 민감한 부분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학번제도가 권위주의,나이 주의등 많은 문제점을 지녔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인정하는 바이다. 하지만 학번이 가지고 있는 효용성 또한 부정할 수 없다. 학번제도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수 많은 학생들과 관련된 행정업무를 처리할수 있는 지금으로써는 거의 유일한 제도이다. "학생들에게 고유의 숫자를 부여해서 일처리를 쉽게 한다는 것이 비인격적이다."라는 비판은 물론 피할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학번제 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기에 당분간 학번제의 개편은 유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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