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가 확산일로인 가운데 전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6월 5일 현재 사망자가 4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확진 환자는 30명, 감염 의심자 398명, 격리 1364명에 휴교령을 내린 학교가 230여 곳에 이르고 있다.
세계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 이어 3번째로 환자가 많다는 불명예를 안으며, 한국인은 주변국들의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질병, 특히 전염병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항상적 위협 요소임은 상식이지만 근대 국민 국가의 출현과 현대 의학의 발전으로 질병의 예방과 방역은 체계화하고 선진화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의학 강국임을 자처해온 한국의 정부가 지금까지 보여준 메르스 대책은 그 무능함과 무책임이 ‘재앙’에 가까운 수준이다. 메르스에 대한 치료제와 백신조차 아직까지 없다고는 하지만 정부는 조기에 이 질병의 정확한 원인과 본질을 분석하여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예방대책을 수립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3차 감염자에 대한 낙관적인 대응으로 대량 확산이라는 지금의 상황을 자초하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유언비어가 만연하고 국민들은 극도의 불안으로 위축되고 있으며 실물 경제는 냉각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부족한 메르스 검사 기관과 장비를 확충하고 방역을 위한 매뉴얼을 정하여 국민들에게 고지해야 하며, 특히 세관과 출입국 등은 검역을 강화하고 역학ㆍ보건 전문가들의 협조를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학교는 마침 학기 말을 맞이하고 있는 만큼 차분하게 종강을 마무리하고 가급적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는 지양하며, 방학 기간 동안 사태의 추이를 점검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다음 학기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학교 구성원은 모두 개인위생을 준수함은 물론 학교 당국은 공공시설이나 장소에 대한 소독과 청결 상황을 점검하고 특히 화장실 등에 손소독제 를 구비하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 될 것이다.
최근 네팔 지진 지역에 대한 의료봉사를 수행하기도 했던 전남대병원은 지역 사회의 최대 의료기관인 만큼 가능하다면 메르스 검사 장비나 의료 시스템을 지원함으로써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