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경남도민일보 제공

“5·18 민중항쟁은 국가에서 버린 민주주의를 민중 스스로의 힘으로 방어한 처절한 역사 투쟁입니다” 경남대 이은진 교수(사회학과)는 5·18을 이렇게 표현했다. 부마항쟁을 연구하는 그는 “5·18은 부마항쟁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바라보는 5·18은 어떤 모습일까.

1979년 10월 발생한 부마항쟁은 민주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의 의지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부마항쟁은 유신체제 아래서 쌓였던 모순이 폭발하여 사실상 박정희 정권의 종식을 가져왔다.  그리고 이는 80년 5월 5·18의 밑거름이 되었다. 하지만 두 사건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

이 교수는 “5·18 민중항쟁은 부마항쟁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민중의 희생, 군부의 잔인한 억압들이 있었다”며 “광주 지역에서는 대규모의 무장투쟁, 민중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한 투쟁으로 부마항쟁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점에서 5·18은 80년 5월 이후 민주화 운동의 양상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 교수는 “5·18은 그 이전 운동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며 “대학생들의 희생, 재야 운동과의 연대운동 등의 특징들이 1987년의 민주화 투쟁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와 경제 성장의 질적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80년 5월 그가 본 5·18 민중항쟁은 어땠을까? 이은진 교수는 “보도가 통제되어 5·18 민중항쟁이 즉각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며 “미국 유학길에 올라 해외에서의 5·18 민중항쟁 추모회, 강연회를 통해 진실을 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자국민이 무자비하게 국민들을 죽였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 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5·18 민중항쟁은 어느덧 35주년을 맞았다. 3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5·18 민중항쟁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은진 교수는 “우리 모두는 5·18 민중항쟁의 빚을 지고 있다”며 “광주 시민들이 군부가 파괴하려는 민주주의를 회복시켰듯이 민중의 정치 참여를 이끌어 내 사회공동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향으로 모두가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진 교수에게 5·18 민중항쟁과 부마항쟁은 연구에 있어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그는 “지역사(史)는 세계사, 국가의 미래와 연결되어 있다”며 “열강에 둘러쌓인 한국이 정치적 안정성을 잃는다면 군부독재 시절로 회귀 할 수 있다”며 “유신체제 말기부터 1980년까지의 역사를 세계사와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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